"한국, 중국 무역의존도 낮춰야"


올해 동아시아-태평양 지역의 경제 성장률은 6.3%로 추산된 가운데 이 지역경제의 위험요인은 중국의 경기둔화 양상, 금융시장 요동 가능성이라고 세계은행이 분석했다.

앞으로 중국이 서비스 주도형 성장 모델로 이행하는 데 성공하고 고소득 국가들이 계속해서 성장세를 이어가고 원자재 가격이 안정을 되찾는다면 더 견조한 성장을 이룰 수 있을 것으로 예상된다. 대 중국 의존도가 높은 나라들, 특히 한국은 중국과의 무역 의존도를 낮춰야 할 것이라는 전망도 제기됐다.

세계은행은 7일(한국시간) '2016년 세계경제 전망(Global Economic Prospects 2016)' 보고서를 발표했다. 이 보고서에 따르면 주요 신흥국 시장의 경기 둔화가 2016년 전 세계 경제 성장을 압박하는 요인이 될 전망이다. 선진국 경제가 성장세를 회복함에 따라 2016년 전 세계 경제 성장률은 2015년의 2.4%에 비해 다소 상승한 2.9%로 전망된다.

올해 2016년 동아시아-태평양 지역의 경제 성장률은 6.3%로 추산된다. 이는 기대에 다소 못 미쳤던 2015년 성장률보다 0.1% 포인트 하향조정된 전망치다. 2016년 중국의 경제 성장률은 2015년 6.9%보다 하락한 6.7%로 예상된다. 지난해 중국을 제외한 동아시아-태평양 지역의 경제는 2014년과 대략 비슷한 4.6%의 성장률을 달성했다.

세계은행 보고서에 따르면 올해 중국 경제는 6.7%라는 완만한 성장률을 달성할 것으로 예측되는 가운데 동아시아-태평양의 성장률은 6.3%로 둔화될 전망이다. 중국을 제외하면 동아시아-태평양 지역의 성장률은 4.8%로 소폭 상승할 것으로 보인다.

중국의 경제성장 둔화로 올해 아세안 회원국들이 거둘 무난한 성장률이 상쇄될 전망이다. 미국의 긴축 통화정책이 예상되지만 선진국 경기의 강력한 회복세, 낮은 에너지 가격, 정치적 안정성 향상, 전 세계 금융시장 여건의 지속적인 호조세가 동아시아-태평양 경제에 호재로 작용할 것이라는 게 세계은행의 분석이다.

중국의 경기둔화가 당초 예상보다 빠른 속도로 진행될 가능성이 있다는 점이 이 지역의 위협요인이다. 금융시장 변동성의 확대와 신용 축소 역시 성장의 발목을 잡을 수 있다. 미국 달러화가 급속도로 평가절상되거나 고소득 국가의 성장률이 예측치에 미치지 못할 경우에도 동아시아-태평양의 성장 전망이 타격을 받을 것으로 보인다.

세계은행 관계자는 "중국에 대한 무역 의존도가 큰 나라들은 무역 채널을 다각화해야 한다"라고 강조했다.

유럽과 중앙 아시아는 러시아 경제가 호전되고 우크라이나 경제가 회복세를 보이고 있다라는 게 세계은행의 분석이다. 원자재 가격이 안정되면 동유럽, 남캅카스(아제르바이잔, 아르메니아, 그루지야), 중앙아시아 등은 완만한 성장세를 되찾을 것으로 예상된다.

하지만 지난 10년 동안 세계 경제 성장의 견인차 역할을 했던 주요 신흥국들의 경기가 동시에 둔화되면 빈곤 감소와 공동 번영이라는 목표를 달성하는 데 차질이 빚어질 수 있다. 세계은행 보고서는 "신흥시장의 경기 둔화 여파로 개발도상국의 경제 성장이 제한을 받음에 따라 빈곤으로부터의 탈출이라는 어렵게 얻은 성과가 위협을 받을 수 있다"고 경고했다.

김용 세계은행 총재는 "개발도상국이 지배구조와 사업 환경을 개혁한다면 그 자체로 큰 이점을 얻는 것은 물론 보다 큰 경제국들의 성장 둔화에 따른 타격을 상쇄할 수 있다"라고 전망했다.

세계은행그룹의 카우시크 바수 (Kaushik Basu) 부총재 겸 수석 이코노미스트는 "신흥국 경제 간의 성장 격차가 확대되고 있으며 6개월 전에 비해 위험이 증가했는데, 무엇보다도 주요 신흥국의 경제가 경착륙할 가능성과 관련된 위험이 커졌다"면서 "재정 정책과 중앙은행의 통화 정책을 병행한다면 그러한 위험을 경감하고 성장을 이끄는데 도움이 될 것"이라고 지적했다. 정옥재 기자 littlprince@kookje.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