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내년 대출 목표치 올해의 절반
- BNK부산·경남銀 7~8%로 낮춰

은행권이 내년도 가계대출을 늘리기보다는 리스크 관리에 중심을 두고 사업계획을 짜고 있다. 미국의 기준금리 인상과 함께 정부의 가계부채 관리 강화에 따른 것으로 내년 가계대출 시장에 찬바람이 예상된다.

21일 은행권에 따르면 KB국민·신한·우리·KEB하나·농협·IBK기업 등 주요 은행의 내년 가계대출 증가 목표치는 5% 수준이다. 이들 은행의 올해 가계대출은 평균 10%(안심전환대출 유동화 포함) 넘게 급증했다. BNK부산은행과 경남은행 등 지방은행도 주요 은행과 비슷한 수준으로 가계대출 증가 목표치를 낮췄다. 이 같은 현상은 주요 은행의 대출영업이 공격적에서 보수적으로 바뀐다는 것을 의미한다.

은행별 가계대출 증가액을 보면 우리은행은 올 초 목표치의 배에 달하는 12.9%(12조 원)가 늘었다. 안심전환대출 유동화 금액을 합하면 올해 증가액이 16조 원에 달한다. 신한은행과 KB국민은행도 각각 11.5%, 17%가량 증가했다. 부산은행과 경남은행도 가계대출이 12% 이상 증가했다. 두 은행은 내년도 가계대출 목표치를 시중은행보다 조금 높지만 올해보다는 낮은 7~8% 선에 맞춘 영업전략 개발에 집중하고 있다.

은행권이 내년 가계대출 목표치를 올해의 절반 이하 수준으로 낮추려고 하는 것은 미 금리 인상과 저유가 등 국내외 경제의 불확실성이 커지면서 국내경기 둔화가 우려되기 때문이다. 게다가 금융당국이 1200조 원에 달하는 가계부채의 위험성을 줄이기 위해 무분별한 주택담보 대출을 억제키로 하는 등 내년부터 대출 관리를 강화하기로 한 것이 주요 원인으로 작용했다. 수도권은 내년 2월, 부산·경남은 5월부터 대출을 갈아탈 때 비거치식·분할 상환을 유도하고 대출 금액 심사도 깐깐해진다.

부산은행 관계자는 "미 금리인상과 급증한 가계부채 문제로 내년에는 어느 때보다 리스크 관리가 중요한 한 해가 될 것"이라며 "상황에 따라 정책이 변할 수는 있지만 지금 상태에서는 공격적인 영업보다는 보수적인 관리에 초점을 맞출 수밖에 없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