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각종 규제탓 수수료 수익도 정체
- 양도세 부과땐 위축 가속화될듯
- 내년 만성부진 딛고 도약 기회로
올해 국내 파생상품 거래량과 거래대금은 신상품 상장과 해외마케팅 활성화 등으로 지난해보다 증가했으나 국내외 투자자들의 진입을 막는 각종 규제 탓에 여전히 부진을 거듭 중인 것으로 분석됐다. 특히 진입장벽에 부담을 느낀 투자자들의 이탈 현상이 심화하면서 국내 증권사들이 파생상품시장에서 거둬들인 수수료 수익은 1년 전과 비교해 제자리걸음 수준에 머물렀다. 내년에도 양도세 부과 등 새로운 규제 정책이 시행될 예정이어서 시장 위축이 가속화할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온다.
■5년간 평균 거래량 대비 63% 감소
8일 한국거래소(KRX)에 따르면 올해 1월 2일부터 11월 30일까지 국내 파생상품시장에서의 하루 평균 거래대금은 41조2789억 원으로 집계됐다. 이는 전년 동기 대비 11.1% 증가한 수치다. 하지만 최근 3년간 평균치(46조5000억 원)나 5년간 평균치(50조6000억 원)와 비교하면 각각 11.4%와 18.4% 감소했다. 올해 1~11월 하루 평균 거래량도 323만9000계약으로 1년 전보다 17.8% 늘었으나 3년 및 5년간 평균치와 비교하면 각각 28.1%와 63.5% 줄었다. 역대 최저 수준으로 곤두박질친 지난해의 부진을 일부 상쇄하기는 했으나 활황을 이어가던 2010년대 초반 거래량과 거래대금에 한참 못 미치는 결과다.
실제로 파생상품 거래 부진은 수수료 증가율에서도 확연히 드러나고 있다. 올해 1월부터 9월 말까지 파생상품시장에서 국내 증권사들은 수수료 명목으로 총 2591억5800만 원을 챙겼다. 이는 전년 동기(2461억2500만 원) 대비 5.3% 증가한 액수다. 같은 기간 유가증권시장에서의 증권사 수탁수수료 증가율이 29.4%(1조4781억 원→1조9131억 원)였다는 점을 고려할 때 사실상 정체 상태에 머문 것으로 볼 수 있다.
이 같은 현상은 파생상품시장에 각종 규제 때문이다. 거래소 관계자는 "규제 완화 정책 등으로 투자자들의 진입 문턱이 낮아지기는 했으나 '적격 투자자' 자격을 얻기 위해 80시간의 사전교육과 기본예탁금 납입 제도(선물 투자자 기준 3000만 원) 등의 규제가 완화되지 않고 있어 실효성이 크지 않다"고 전했다.
다만 올해 금융당국과 거래소가 시장 활성화를 위해 내놓은 신규 상장상품은 '의미있는 결과'를 보인 것으로 분석됐다. 지난 7월 20일 파생상품시장에 상장된 미니코스피200선물의 거래대금은 상장 이후 11월 말까지 하루 평균 4749억 원을 기록했다. 하루 평균 거래량은 1만9840계약이었다. 특히 지속적인 시장참여와 성장을 가능케하는 활성계좌 수는 하루 평균 600여개로 코스피200선물 최근 평균치(980계좌)의 60% 수준까지 육박했다.
■해외마케팅 중동·신흥국으로 확대
거래소는 신상품 활성화와 해외마케팅 총력에도 내년 역시 파생상품시장의 여건이 녹록치 않을 것으로 보고 있다. 파생상품 거래로 발생하는 소득에 양도소득세를 부과하는 방안이 당장 내년 1월 1일부터 시행되기 때문이다. 거래소 관계자는 "양도세 부과를 포함한 정책적 압박과 산업 인프라 악화, 시장 참여인구의 지속적 감소, 해외 경쟁시장의 부각 등 난관이 산재해 있는 상황"이라고 말했다.
이에 따라 거래소는 앞으로 ▷투자자 요구에 부응하는 신상품 개발 및 공급 ▷기관투자자 및 외국인 참여 확대를 위한 마케팅 강화 ▷관계 당국과의 협력을 통한 참여 제약요인 해소 등을 추진할 방침이다. 우선 글로벌 핵심 기관투자자를 대상으로 대규모 행사를 내년 상반기 중 개최하고, 옴니버스 계좌(통합결제 계좌) 도입과 진입규제 개편 등 제도 및 인프라를 선진 거래소 수준으로 바꿀 계획이다. 또 올해 영국 호주 싱가포르 등에 초점을 맞춘 해외 마케팅은 태국 두바이 인도 등 신흥아시아와 중동 지역까지 확대하기로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