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산항 북항 재개발 1단계 조감도. 롯데그룹이 복합리조트 사업을 포기하면서 막대한 차질을 빚게 됐다. 국제신문 DB
재계 서열 5위인 롯데그룹이 부산항 북항 복합리조트 사업 포기를 공식 발표하면서 또한번 부산시민을 우롱했다는 비판이 거세다. 부산경제 활성화를 위해 특혜성 요구를 대부분 수용했는데도 사업 포기를 선언했기 때문이다.
롯데그룹은 24일 '부산 북항 복합리조트 사업에 대한 입장'이라는 자료에서 5억 달러 이상 외국투자를 유치하고 5000만 달러 이상 외국인 투자금 입금을 증명하는 서류를 사업계획서에 첨부해야 한다는 문화체육관광부의 복합리조트 사업 참여 기본조건을 지키지 못하게 됐다고 밝혔다.
북항 복합리조트 개발 프로젝트를 협의해오던 외국 투자 파트너들이 사업성을 이유로 투자의사를 철회한 것이 이유라고 롯데그룹은 설명했다.
롯데그룹은 지난 23일 마감된 부산항만공사의 북항 해양문화지구 내 랜드마크 부지 사업자 공모에도 사전 연락없이 불참했다. 랜드마크 사업자 공모는 북항 복합리조트 사업부지 사용권을 롯데그룹에 넘기기 위한 절차였다.
앞서 해양수산부와 부산항만공사는 롯데그룹의 무리한 요구를 대부분 수용했다. 원래 문화체육관공부의 복합리조트 콘셉트 제안 공모에서 선정된 롯데자산개발은 북항 해양문화지구 11만4000㎡ 임대를 요구해 왔다. 땅 매입 대금 3700억 원을 한꺼번에 마련하기가 어렵다는 이유에서였다. 해양수산부와 부산항만공사는 최근 '매각'이라는 원칙을 깨고 "경제 활성화를 위해" 임대 요구를 사실상 수용했다. 그러나 롯데그룹이 제대로 된 사전 설명도 없이 포기의사를 밝히자 부산시는 물론 시민단체도 격앙된 반응을 보이고 있다.
부산시 관계자는 "북항 재개발 사업은 우리나라 노후항망을 재개발하는 첫 사업이다. 롯데그룹이 추진했던 복합리조트 사업은 북항 재개발의 랜드마크 사업이다. 롯데 측의 사업 포기로 준공 일정과 투자 유치에 막대한 차질을 빚게 됐다"고 말했다.
부산경제살리기시민연대 등 부산 138개 시민단체도 이날 긴급 성명을 내고 "롯데가 필요할 때는 부산시민을 거론하며 그룹의 이익을 챙기지만 정작 시민들이 필요로 할때는 아랑곳하지 않는 무책임의 극치를 보여주고 있다. 부산시와 부산항만공사는 그 동안 롯데그룹의 사업 추진 의지를 믿고 전폭적인 지원을 해 왔다"면서 "그러나 결과적으로 부산시와 해수부가 농락당한 꼴이 됐다"고 주장했다.
성명은 또 "부산의 복합리조트 유치가 정부의 평가도 받지 못하고 무산되는 지경에 이른 데 대해 롯데그룹은 책을 저야 한다. 가뜩이나 가족 간 경영권 분쟁으로 롯데그룹에 대한 여론이 악화된 상황이다. 거기에 더해 부산지역에서는 지역 대표 기업을 자처하면서도 지역 발전에 대한 기여는 부족한 롯데에 대한 불신이 높아지고 있다. 롯데의 무책임한 결정이 부산시민을 우롱했다. 롯데그룹이 복합리조트 부산 유치 무산에 대해 책임 있는 태도를 보이지 않을 경우 범시민적인 저항에 직면하게 될 것임을 엄중히 경고한다"고 밝혔다. 디지털뉴스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