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내년 6월 이후 추가 배정 협의

내년에 러시아 배타적경제수역(EEZ)에서 우리 어선이 어획할 수 있는 조업쿼터가 3만6000t으로 확정됐다. 이번에 확보된 조업쿼터는 원양업계에서 요청해온 쿼터량을 대부분 만족시킨 것인데다, 협상 타결도 예년보다 빨라서 업계에서도 상당히 반색하고 있다.

해양수산부는 지난 16일부터 나흘간 서울에서 러시아 수산청과 제25차 한·러 어업위원회를 갖고 한국 측이 총 쿼터 3만6000t을 확보한 상태에서 협상을 타결했다고 19일 밝혔다. 어종별로는 명태 2만500t, 대구 3750t, 꽁치 7500t, 오징어 3500t, 기타 750t 등이다. 이번에 확보한 3만6000t은 그동안 한국 원양업계가 줄기차게 요청해온 쿼터량을 대부분 만족하는 수준이라고 해수부는 덧붙였다.

명태 쿼터의 경우 이번에 확보된 2만500t 이외에도 '러시아 극동지역 투자 타당성 조사 연구'가 완료되는 내년 6월 이후 추가 9500t 배정을 놓고 추가 협의하기로 했다는 게 해수부 설명이다. 러시아 극동지역 투자 타당성 연구란 한국 기업들이 극동 지역에 투자 가능한 수산가공, 냉동창고 등 수산투자 프로젝트의 기본조사를 의미한다.

꽁치 쿼터는 우선 7500t을 배정하고 이후 추가로 협의키로 했다.

이번 위원회에서는 이와 함께 모든 어종의 입어료를 올해와 같은 수준에서 결정함으로써 우리 어선들의 경비 부담을 완화시켰다. 입어료는 명태가 t당 370달러, 대구는 t당 385달러, 꽁치 106달러, 오징어 103달러 등이다.

또 조업 조건과 관련, 한·러 정부는 명태, 대구 조업선의 조업 기간을 12월 31일까지로 계속 유지키로 했다. 내년도 러시아 수역에서 조업 예정인 한국 어선은 명태조업선 4척, 대구 2척, 꽁치 13척, 오징어 50척 등 4개 업종 69척이다.

이와 관련 원양업계는 환영하는 분위기다. 한국원양산업협회 전수용 북양트롤어업위원장은 "러시아 극동 쪽에 가시적인 투자를 하고 입어 규칙을 준수할 경우 추가쿼터량을 확보할 여지를 남겼다는 점에서 고무적이다"고 말했다. 전 위원장은 또 "올해는 당해년도 2월, 지난해에는 4월에 협상이 타결돼 통상 5월부터 시작되는 조업시즌을 준비하는데 어려움이 많았는데, 이번에는 3~5개월이나 일찍 타결돼 출어 준비를 원활하게 할 수 있게 됐다"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