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내년 예상 매출 2000억 달해

- 2600억 롯데와 양강 구도로

부산 시내 면세점 시장이 '유통 공룡' 신세계와 롯데의 양강 체제로 재편된다. 신세계는 부산 면세점을 재승인받으면서 면세점을 기존 파라다이스호텔에서 신세계 센텀시티로 옮겨 롯데와 본격적인 경쟁을 펼친다.

15일 관세청 면세점 특허심사위원회에 따르면 부산 시내 면세점 사업자로 패션그룹 형지를 물리치고 신세계가 재선정됐다. 서울 3곳의 시내 면세점 사업자는 롯데와 신세계, 두산으로 각각 결정됐다.

신세계는 2012년 9월 부산 파라다이스면세점을 인수하며 면세점 사업에 뛰어들었다. 신세계는 그동안 파라다이스호텔 신관에 면세점을 운영했지만, 규모나 운영 면에서 롯데에 밀린다는 지적을 받았다. 지난해 신세계면세점 부산점의 매출은 924억여 원에 불과했다. 이는 롯데면세점 부산점의 지난해 매출인 2600억여 원과 비교하면 35% 수준이다. 하지만 신세계가 부산뿐 아니라 서울 시내 면세점 운영권도 따내면서 면세점 지형도가 달라지게 됐다. 신세계는 면세사업을 그룹 전략산업으로 육성하기로 하고 부산의 면세점 입지를 현재 파라다이스호텔에서 내년 3월 신세계 센텀시티 B 부지로 옮기기로 했다. 

사업장 면적은 기존 6940㎡에서 8600㎡로 넓어진다. 무엇보다 서울 신세계 면세점과 함께 운영하게 돼 유통망이 강화된 점이 주목된다. 명품 브랜드를 대거 유치하고 상품 구색을 한층 다양화한다는 계획이다. 신세계 측은 사업장이 넓어지고 지리적인 위치도 좋아진 만큼 내년 부산점 예상매출 목표를 2000억 원으로 잡았다. 신세계면세점 부산점 관계자는 "기존 파라다이스 사업장은 접근성이 떨어져 자가용 운전자 고객이 대다수였다"며 "센텀시티로 옮기면 대중교통이 연결돼 젊은 층 유입도 많아질 것이다"고 밝혔다.

신세계와 롯데는 내국인 고객은 물론 중국인 관광객(유커)을 대거 유치해 면세점 사업에서 승부를 걸 계획이다. 롯데면세점 정삼수 부산점장은 "유커들을 위해 다양한 화장품·명품을 갖추고 이벤트도 열 계획"이라고 밝혔다. 신세계면세점 부산점 측도 "개별자유여행(FIT)으로 부산을 찾는 유커가 늘어나는 추세이기 때문에 백화점과 연계해 원스톱 쇼핑을 제공할 예정"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