롯데그룹 신동빈(왼쪽) 회장은 2일 서울 롯데그룹 본사에서 '허니스푼'을 롯데 엑셀러레이터 1호 기업으로 선정하고 이민진 대표에게 2000만 원의 자금과 함께 판로개척 등을 약속했다. 롯데그룹 제공

- 자금 2000만 원·유통망 등 제공

- 세븐일레븐·롯데홈쇼핑 납품
- 3주간 1300만 원 매출 달성
- 롯데면세점에 매장 오픈 예정

35년 넘게 양봉업을 하는 아버지와 디자이너 딸이 만든 부산 해운대 지역의 벌꿀회사가 롯데그룹의 청년창업 지원 대상 1호로 선정돼 2000만 원의 자금지원과 함께 대기업의 온·오프라인 유통 채널을 이용할 수 있게 됐다.

롯데그룹은 2일 천연벌꿀 생산·판매 스타트업(신생 벤처기업) '허니스푼'을 롯데 엑셀러레이터(accelerator) 1호 기업으로 선정했다고 밝혔다. 롯데는 지난달 26일 청년창업 활동 지원을 위한 별도 투자법인 '롯데 엑셀러레이터(창업 초기 자금·인프라·컨설팅 등 제공)'를 설립하고 신동빈 회장의 100억 원 사재를 포함해 1000억 원 규모의 투자금을 조성한다는 계획을 발표한 바 있다.

1호 기업으로 뽑힌 허니스푼은 아버지의 사랑이 담긴 100% 천연벌꿀에 디자인을 전공한 이민진 대표의 감성이 더해진 '감성벌꿀 브랜드'다. 불편한 몸으로 경북 구미, 대구, 충북 진천 등지를 돌며 이동 양봉을 하는 아버지를 보고 자란 이 대표는 "어떻게 하면 소비자들이 꿀을 좀 더 친숙하고 편리하게 먹을 수 있을까를 고민했다"고 말했다. 대학 졸업 후 2009년부터 조금씩 아버지 사업을 돕던 그는 고민을 거듭한 끝에 '소량으로 자주 먹을 수 있게 만들자'는 생각으로 쉽게 짜먹을 수 있는 튜브 허니, 커피처럼 타 마실 수 있는 스틱허니 등을 개발해 지난해 6월 허니스푼을 세웠다. 무역회사에 다니던 동갑내기 남편도 회사를 그만두고 본격적으로 사업에 뛰어들었다.

허니스푼은 지난 6월 부산창조경제 혁신센터 내에서 열렸던 아웃소싱박람회에 참가해 세븐일레븐과 연결돼 추석선물특선으로 전국 7500개 편의점에 납품배송을 한 데 이어 지난달 초 롯데홈쇼핑으로부터 1200만 원 가량의 전문 촬영 인력과 장비 등을 지원받아 지난달 27일부터 홈쇼핑 방영도 하고 있다. 세븐일레븐과 추석선물 특선으로 납품 거래를 해 3주 동안 1300만 원 가량의 매출을 올렸다. 허니스푼은 이달 중 부산롯데면세점에 매장도 오픈할 계획이다. 앞으로 롯데는 부산창조경제혁신센터 등과 연계해 2000만 원의 자금은 물론, 법인설립 준비 단계부터 판로 개척 등에 이르기까지 다양한 방법으로 허니스푼을 지원할 방침이다.

한편 롯데그룹은 내년 1월 롯데 엑셀러레이터 법인을 설립하고 청년창업 지원 기업 육성을 본격화한다. 대상은 창조경제혁신센터 추천이나 아이디어 모집 등 투명한 절차를 통해 선발할 계획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