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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부산국제금융센터 전경.
강덕철 선임기자 |
- 금융센터지수 세계 24위 상승
- 지역산업 인프라와 협업 이끌고
- 전문가 집단 협의체 확대도
- 미흡한 지역인재 채용은 과제
지난해 8월 부산국제금융센터(BIFC) 준공과 수도권 소재 금융 공공기관들의 지역 이전은 부산이 '동북아 해양·파생 금융중심지'로 도약하는 핵심 동력으로 작용할 것이라는 게 경제 전문가들의 공통된 의견이다. 다만 아직은 시작 단계일 뿐 '하드웨어'만 갖춰진 상황이어서 앞으로의 노력 여부에 따라 금융중심지 발전의 성패가 좌우될 것이라는 지적도 나온다. 이전 기관들의 부산화 정책 강화와 지역사회와의 상생 방안, 이들에 대한 부산시의 지원 확대 등은 개선해야 할 과제로 꼽힌다.
■이전 기관 임직원, BIFC 전체 절반
BIFC 설립 이후 '국가균형발전 특별법 시행령'에 따라 수도권 소재 본사를 부산으로 옮긴 금융 관련 공공기관은 ▷한국자산관리공사(캠코) ▷한국예탁결제원(예탁원) ▷한국주택금융공사(주금공) ▷주택도시보증공사(HUG) 등 4곳이다. 이들 모두 국내 업무용 시설 가운데 최대 규모(지하 4층·지상 63층)를 자랑하는 BIFC로의 입주를 지난해 12월 완료했다.
13일 부산시에 따르면 지난달 말 기준 BIFC에 입주한 기관(공공 및 민간) 수는 총 25개(3734명)다. 이들 4개 기관(임직원 1542명)에 비금융 공기업인 한국남부발전(350명·지난해 10월 BIFC 입주)까지 포함하면 이전 공공기관 5곳의 임직원 비율은 BIFC에서 일하는 근로자 중 절반(50.7%)에 달한다. 기관별로는 ▷캠코(700명) ▷예탁원(286명) ▷주금공(283명) ▷HUG(273명) 순으로 많았다. 특히 한국거래소와 기술보증기금 등 기존의 지역 금융기관과 부산은행 농협생명보험 등 주요 금융사의 BIFC 근무 인원이 1560여 명이라는 점을 고려할 때 3734명 가운데 지난 1년간 서울 등에서 지역으로 순유입된 금융 관련 인력은 2000명을 넘어서는 것으로 추산된다.
이들 기관의 지역 이전 이후 부산 금융산업의 발전 성과는 전문가 집단이 참여하는 협의체 증가와 부산에 대한 국내외 평가 상승 등 가시적인 결과물로 이어졌다. 지옌(Z/Yen)의 '국제금융센터지수(GFCI)' 평가 결과 부산이 지난해 9월 28위에서 올해 3월 24위로 뛰어오른 것이 대표적인 예다. 당시 부산시는 순위 상승의 요인으로 BIFC 설립과 수도권 금융 공공기관의 지역 이전을 꼽았다. 지난달 평가에서도 부산은 24위를 유지했다.
■해양선박 인프라와 협업 등 효과
금융 공공기관 이전에 따른 효과는 부산의 해양선박 인프라와 금융산업 간 '협업'으로까지 이어지는 결과를 낳고 있다. 당장 한국선급 등 해양 관련 기관은 다음 달 부산시 및 지역의 금융 관련 공공기관과 함께 '해양산업통합클러스터'(가칭)를 출범할 예정이다. 이 클러스터는 수년째 침체를 겪는 동남권의 해양조선 산업을 금융기관 인프라와 연결해 활성화하자는 취지에서 구성되는 인적 네트워크다. 지역 경제계 인사는 "금융산업을 활용해 부산의 해양부문 발전을 도모하자는 것이 가장 큰 목적"이라며 "다음 달 서병수 부산시장이 참석한 가운데 MOU(양해각서)를 체결한 뒤 공식 출범하게 될 것이다. 다만 현시점에서 구체적인 계획과 참여단체를 언급할 수는 없다"고 말했다.
이 밖에도 ▷BIFC 내 해양금융종합센터 설립(지난해 11월) ▷자금세탁방지기구(FATF)의 산하 교육·연구기관(TREIN) 부산 설치 확정(지난 6월) ▷부산국제금융연수원 개원(지난해 9월) ▷금융 관련 각종 콘퍼런스 개최(연중) ▷탄소배출권 현물시장 개설(올해 1월)을 포함한 파생상품시장 기반 확대 등은 BIFC 설립과 금융 공공기관 이전에 따른 주요 성과로 꼽힌다. 올해 8월 출범한 한국해양보증(BIFC 내 입주)도 오는 2019년까지 5500억 원 규모로 자본금을 조성한 뒤 국적 선사의 선박 발주 등을 지원할 계획이다.
■부산화 노력에도 개선 과제 산적
지역사회 공헌을 위한 이전 기관 4곳의 '부산화' 노력도 활발히 진행됐다. 이들 기관은 지역에 내려오기 이전부터 '부산의 국제 금융중심지 육성 지원'을 모토로 내걸고 지역 사회와의 협력체계 구축 등을 통한 기관별 부산화 전략을 제시했다. 실제로 예탁원은 지난 6월 부산 본사에 IT센터 데이터백업시스템을 구축했다. 지난 7월에는 위안화표시 금융상품 동시결제 시스템도 만들었다. 아울러 이 기관은 오는 2018년 개관을 목표로 부산증권박물관(BIFC 2단계 조성단지 내) 건립 작업을 진행 중이다.
캠코는 선박매입을 통한 해양물류 중심도시 지원과 금융 소외계층 지원 강화를, 주금공은 운용자금(1조 원 규모)의 부산은행 예치와 '사랑의 집짓기 사업' 등을 추진했다. 부산의 세수 증대도 빼놓을 수 없는 성과로 꼽힌다. 시에 납부하는 예탁결제원의 연간 지방세 규모는 120억 원으로 추산된다. 이는 BIFC에 입주한 금융 공공기관의 납부액 중 가장 많고, 한국남부발전(58억 원)보다 배 이상 많은 규모다.
하지만 핵심 부서의 수도권 잔류와 가족을 제외한 '나 홀로 이전', 지역에서의 생활 고충과 정부 권고에 못 미치는 지역인재 채용 비율 등은 최우선적으로 개선해야 할 과제로 꼽힌다. 부산발전연구원 이종필 연구위원은 "(이 같은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지역 이전 공공기관들과 BIFC에 입주한 개별기관, 부산 상공인과 지자체가 상호 윈-윈할 수 있는 협의체 등을 구성하는 것도 검토할 필요가 있다"고 강조했다.
# 갈 길 먼 부산화 정책
- 일부 기관 '반쪽 이전'…직원 70% '나홀로 이주', 주말 상경이 일상화
수도권 소재 금융 공공기관들의 지역 이전으로 부산의 금융산업이 가시적인 성과를 이룬 것과 달리 질적인 차원에서는 풀어야 할 과제가 여전히 남아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
13일 부산지역 경제 전문가들과 시민단체 관계자들은 수도권 중심으로 이뤄지는 이전 기관들의 업무 행태 등을 가장 먼저 개선해야 할 과제로 꼽았다. 이는 핵심 조직을 서울 등에 남기거나 수도권에서의 업무 시간이 부산보다 많은 일부 기관의 '반쪽 이전'과도 무관치 않다는 지적이다. 지난달 부산국제금융센터(BIFC)에서 열린 국정감사를 통해서도 부산 이전 기관들은 이 문제와 관련해 의원들의 강도 높은 질타를 받았다.
'나 홀로 부산 이전'도 문제로 지적된다. 지난달 국감 자료와 국토교통부에 따르면 부산으로 이전한 금융 공공기관 4곳 임직원의 가족 동반 이주 비율은 지난 5월 기준 29.8%에 불과했다. 이는 부산 이전 전체 공공기관의 평균 비율(31.5%·지난 4월 말 기준)보다 다소 낮은 수치다. 특히 업무만 부산에서 볼 뿐 이전 이후 1년이 다 돼가는 데도 거주지를 지역으로 옮기지 않아 금요일에 서울의 집으로 상경했다 월요일 부산으로 출근하는 '金歸月來(금귀월래)' 임원이 절대다수인 실정이다. 부산발전연구원 이종필 연구위원은 "공공기관 이전의 정책 목표 중 하나는 직원이 가족과 함께 내려와 해당 지역에 정착하는 것"이라며 "부산시도 이들 기관의 임직원이 지역에 정착할 수 있도록 다양한 정책 프로그램을 지원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다만 이전 기관 관계자들은 서울에 집중된 금융과 증권 등의 업무 특성상 '수도권 잔류'가 어느 정도는 불가피하다는 입장이다. 익명을 요구한 이전 기관의 한 임원은 "부산으로 이전했다고 해서 하루아침에 업무 시스템과 패턴을 바꿀 수 있는 것은 아니다"며 "낮은 이전율과 수도권 중심의 업무가 '부산 외면'으로 비춰지는 것은 억울하다. 이전 기관들은 지역사회와의 상생을 위해 노력하고 있다"고 강조했다.
◆ BIFC 설립 및 금융기관 이전 이후 주요 성과
● 해양·금융 간 협의체 구성- 해양산업통합클러스터 다음 달 출범 등
● 부산시 세수 증대- 예탁결제원 등 5개 기관 연간 190억 원 시에 납부
● 해양금융종합센터 설립- 해양금융 및 중소 조선소·납품업체 지원 강화
● 해외 국제기구 등 설치- 자금세탁방지기구 산하기관 내년 BIFC 내 출범
● 부산국제금융연수원 개원- 올해 1~7월 총 24개 과정 603명 연수
● 파생상품시장 기반 확대- 올해 1월 탄소배출권 현물시장 개설 등
● IT센터 데이터백업시스템 구축- 예탁결제원 지난 6월 부산 본사에 설치
● 부산증권박물관 건립- 오는 2018년 BIFC 2단계 조성단지 내 설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