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자본시장을 이끄는 금융 공공기관 4곳의 부산 이전으로 최근 1년간 지역의 금융산업이 급성장을 이룬 것으로 분석됐다.
부산국제금융센터(BIFC)에 입주한 25개 기관 전체 근로자 중 이들 4개 기관의 임직원이 차지하는 비율은 40%를 넘어섰고 해양·파생금융 활성화 인프라가 구축됐다. 또 외국계 금융사를 향한 물밑 유치 활동이나 금융 공공기관과 해양·선박 기관 간 협의체 구성 논의도 활발히 진행 중인 것으로 확인돼 '금융중심도시 부산'의 꿈이 무르익고 있다.
13일 본지 취재팀이 금융 관련 4개 공공기관(한국자산관리공사 한국예탁결제원 한국주택금융공사 주택도시보증공사)의 지역 이전 1년에 맞춰 부산시 자료 등을 토대로 '부산화' 성과를 분석한 결과 지난달 말 기준 4곳의 임직원 수는 1542명으로 집계됐다. 이는 BIFC에서 근무하는 전체 근로자(25개 기관 3734명)의 41.3%를 차지하는 규모다. 또 기존 금융기관인 한국거래소(338명)와 기술보증기금(323명), 한국은행 부산본부(70명)와 부산은행(800명)의 임직원을 합친 것보다 많다. 지난해 8월 완공된 BIFC가 이들 기관의 입주(지난해 12월) 이후 비로소 '부산의 금융 랜드마크'로 자리 잡은 셈이다. 실제로 부산은 영국계 컨설팅그룹 지옌(Z/Yen)의 '국제금융센터지수(GFCI)' 평가 결과 지난해 9월 28위에서 올해 3월 24위로 뛰어올랐다.
무엇보다 부산의 해양·파생금융 분야가 이들 기관의 이전으로 활성화 토대를 마련했다는 점이 가장 큰 성과로 꼽힌다. 실제로 부산은 지난해 11월 해양금융종합센터(74명)가 BIFC 내에 설립된 데 이어 올해 8월 한국해양보증(29명)까지 들어서며 해양금융 활성화의 기틀을 갖췄다. 이와 함께 지역 해운업계는 다음 달 부산의 주요 금융기관과 함께 인적 네트워크 성격의 '해양산업통합클러스터'(가칭)를 출범시킬 예정이다. 지난달 17일에는 부산경제진흥원 주도로 해양 및 금융 업계의 실무 전문가들이 참여한 '해양·금융 통합협의회'가 발족했다. 진흥원 산하 부산국제금융도시추진센터 황삼진 센터장은 "지난 1년간 부산이 해양·선박금융 중심지로서의 기반과 체계를 공고히 굳혔다"고 평가했다.
부산의 세수 증가도 공공기관 이전의 효과로 빼놓을 수 없다. 부산에 내려온 금융 공공기관 중 지방세를 가장 많이 납부하는 예탁결제원의 경우 이전 이후 지난달 말까지 시에 납부한 세금만 112억 원에 달한다. 자산관리공사 등 나머지 3개 기관이 낸 지방세도 15억 원가량이다. 부산지역 인구 1인당 평균 지방세 부담액이 79만 원인 점을 고려할 때 이는 1만4180여 명이 납부한 규모다.
하지만 풀어야 할 과제도 적지 않다. 전문가들은 수도권 중심으로 이뤄지는 이전 기관들의 업무 행태와 임직원의 지역 정착률 저조 등을 문제로 지적하며 지금보다 강화한 부산화 정책 등을 추진해야 한다고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