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상장사 오너 일가의 미성년 자녀들이 보유한 주식 자산 규모가 역대 처음으로 1조 원을 돌파했다.

기업경영 분석 업체인 '재벌닷컴'은 지난달 말 종가 기준으로 1억 원 이상의 상장사 주식을 보유한 만 19세 이하(1995년 9월 30일 이후 출생) 미성년자가 262명으로 집계됐다고 4일 밝혔다. 이는 연초(236명) 대비 26명(11.0%) 증가한 수치다.

특히 이들이 보유한 주식가치 총액은 1조58억 원으로 연초(3673억 원) 대비 173.9%나 급증했다. 오너 일가 미성년 자녀들의 주식 가치가 1조 원을 넘어선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재벌닷컴은 "올 들어 상장사 오너 일가의 주식 증여가 늘면서 주식부자 대열에 합류한 억대 미성년자가 증가한 데다 기존 미성년 주식부자들도 주가 상승으로 보유 주식의 가치가 커졌기 때문"이라고 밝혔다.

미성년 주식부호 1위는 임성기 한미약품 회장의 12세 손자로 854억8000만 원에 달하는 주식을 보유했다. 임 회장의 나머지 친·외손자 6명(7~11세)도 834억9000만 원 상당의 주식을 똑같이 갖고 있었다. 임 회장의 손자와 손녀들이 1위부터 7위까지를 싹쓸이한 셈이다. 이들 7명이 보유한 주식가치는 총 5864억2000만 원에 달했다.

허용수 GS에너지 부사장의 장남과 차남은 각각 366억8000만 원(8위)과 150억8000만 원(9위)으로 집계됐다. 이종호 JW중외제약 회장의 손자와 이장한 종근당 회장의 딸도 10대의 나이에 각각 133억9000만 원(10위)과 129억8000만 원(11위)의 계열사 주식을 보유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