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초이노믹스 실패 진단도

우리나라 경제가 좀처럼 개선될 조짐을 보이지 않고 있다. 중동호흡기증후군(메르스) 여파가 줄어들고 있음에도 수출이나 내수 등 각종 경제지표는 여전히 불안한 상태다. 분기별 성장률은 소폭 상승에 머물렀고 국민소득은 감소세로 돌아섰다. 이 때문에 정부가 수정 제시한 올해 경제성장률 3%대 초반 달성 가능성이 점점 희박해지는 것이 아니냐는 관측도 나온다.

3일 한국은행에 따르면 2분기 실질 국민총소득(GNI)은 375조9000억 원으로 전 분기에 비해 0.1%가 줄었다. 국민소득이 전 분기보다 줄어든 것은 2010년 4분기(-1.9%) 이후 4년 반 만에 처음이다. 2분기 국내총생산(GDP)은 1분기보다 0.3% 성장하는 데 그쳤다.

우리나라 경제를 지탱하는 수출 부문에서도 상황은 열악하다. 지난달 수출 실적은 393억 달러로 지난해 같은 달보다 14.7%가 줄었다. 글로벌 금융위가 닥쳤던 2009년 8월(-20.9%) 이후 6년 만에 감소율이 가장 높았다. 무역수지는 43억5000만 달러로 2012년 2월 이후 43개월째 흑자 행진을 진행 중이나 수출입 실적이 같이 하락하는 가운데 수입 감소 폭이 더 많이 생기는 '불황형 흑자'라는 점에서 높은 평가를 받지 못하고 있다.

내수시장 불안도 여전하다. 지난 2분기의 가구당 월평균 소득은 427만600원으로 전년 동기(415만2200원)에 비해 2.9% 늘어났지만 월평균 소비지출액은 249만4300원으로 전년 같은 기간(247만7700원)보다 고작 0.7% 늘어났다. 또 평균 소비성향(처분가능소득에서 소비지출이 차지하는 비율)은 71.6%로 세월호 참사가 발생했던 지난해 2분기(73.3%)보다도 낮은 것은 물론, 2분기 기준으로 최저치를 기록했다. 소비자물가 상승률 역시 우려할 만한 수준이다. 지난해 12월 이후 9개월째 0%대를 이어가고 있다.

여기에다 재정상황도 불안하다. 올해 들어 세수진도율이 예년에 비해 빨라지고 있으나 정부가 확장적 재정정책을 쓰면서 올 상반기 관리재정수지 적자는 43조6000억 원에 달했다. 지난해 규모(10조9000억 원)는 아니지만 올해도 세수결손이 예상된다. 이에 따라 일부에서는 최경환 경제부총리 및 기획재정부장관의 경제 정책인 '초이노믹스'가 사실상 실패했다는 성급한 진단이 제기된다. 게다가 최 부총리가 총선 관련 발언으로 검찰 조사를 받을 것으로 알려져 최악의 경우 경기회복 추진 동력마저 잃어버릴 수 있다는 분석도 나오는 실정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