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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토요스토리] 아듀, 궁리마루

2012년 옛 중앙중 자리 개관

  • 박정민 기자 link@kookje.co.kr
  •  |   입력 : 2015-08-28 20:54:2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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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8일 오후 폐관한 궁리마루 앞에서 직원·강사·해설사들이 마지막 관람객인 경남 양산 웅상여중 학생들과 손을 흔들며 기념촬영을 하고 있다. 전민철 기자 jmc@kookje.co.kr

- 다양한 체험 프로그램부터 
- 흥미진진 수학·과학 덕분에
- 3년 6개월간 48만여 명 찾아 

- 국립부산과학관 개관 따라
- 어제 마지막 수업 후 폐관

28일 오후 3시께 부산시교육청 수학과학창의체험관 궁리마루(부산진구 전포대로)의 직원 강사 해설사들은 마지막 관람객인 경남 양산 웅상여중 1학년 140여 명과 아쉬운 작별인사를 나눴다. 올 하반기 국립부산과학관 개관을 앞두고 대체시설인 궁리마루가 이날 3년 6개월 만에 폐관한 것이다. 

   
궁리마루에서 열렸던 다양한 체험프로그램에 참여한 아이들의 모습. 국제신문 DB
부산지역에 과학문화를 활짝 꽃피운 공립과학관 궁리마루는 2012년 3월, 폐교한 중앙중 부지에 들어섰다. 부산시교육청이 부지와 건물을 제공하고 부산과학기술협의회가 설립·운영했다. 당초 지난 2월 폐관 예정이었지만 국립부산과학관 개관이 늦어지면서 운영기한을 6개월 연장했다. 

궁리마루는 서면 한가운데라는 좋은 위치와 저렴한 입장료, 높은 수준의 전시물·교육프로그램이 입소문을 타 3년 6개월간 무려 47만4500명의 관람객이 다녀갔다. 이날 궁리마루를 찾은 웅상여중 자유학기제 담당 배용정 교사는 "자녀를 키우며 궁리마루의 체험프로그램에 대해 이전부터 알고 있었다. 여학생들이 수학·과학을 재미있게 체험할 수 있는 공간이 없어 조금 멀지만 부산까지 오게 됐다"고 말했다. 

궁리마루는 특히 석·박사급 강사와 교육을 수료한 과학해설사 등 150여 명의 전문인력이 자랑거리였다. 수학·과학체험관의 입장료는 각각 2000원에 불과했지만 강사와 과학해설사들이 15~20명씩 관람객을 인솔해 2시간 동안 각 교실에 마련된 흥미로운 주제를 직접 설명했다.

체험관 외에 교육프로그램의 인기도 높았다. 이공계진로교육 창의탐구교실 방학집중캠프 등 특색 있는 프로그램을 개발해 학교수업이나 사교육으로는 충족할 수 없는 빈틈을 메웠다. 이 때문에 궁리마루가 정형화된 학교수업보다 오히려 수학·과학에 대한 흥미와 이해의 폭을 넓혀 과학인구 저변확대에 기여했다는 평가도 나온다. 이른바 '궁리마루 마니아'가 생길 정도였다. 이들은 궁리마루가 개관할 때부터 교육프로그램 수강을 시작해 3년 6개월이 지난 지금까지 쭉 다니는 학생이다. 이들은 학기 중에는 주말에, 방학 때는 주중에 궁리마루에서 살다시피 했다. 

궁리마루 양기성(39) 정책기획팀장은 "공부처럼 느끼지 않게 체험 위주로 수업을 진행했고 마칠 땐 늘 결과물을 갖고 갈 수 있어서 학생들이 즐거워했다"며 "수학·과학을 즐겁게 생각해서 그런지 자주 오는 학생 중에는 '영재반'에 들어가는 경우가 많았다"고 전했다. 

특히 학부모들의 만족도가 높았다. 자녀가 다니던 학원을 끊고 궁리마루 수업만 듣게 하는 학부모도 있었다. 이날 궁리마루에서 만난 학부모 손영미(여·43) 씨는 "아이가 초등 5학년인데 3학년 때 2, 3개 정도 프로그램을 수강했고 올해도 2개 프로그램을 듣고 있다. 기장군에 살아서 거리가 조금 멀지만 부산 어디에서도 접할 수 없는 프로그램이라 매일 아이를 직접 데리고 왔다"고 말했다.

이 때문에 궁리마루 폐관 소식을 접한 학부모들은 크게 아쉬워하고 있다. 부산시교육청 담당부서에는 '궁리마루를 왜 폐관하느냐, 앞으로 이 같은 교육프로그램을 어디서 들을 수 있나'라는 민원이 쏟아지고 있다고 한다. 

강사와 직원들도 섭섭한 심정을 숨기지 못했다. 궁리마루가 개관할 때부터 근무한 조가희(여·29) 강사는 "소프트웨어 교육을 듣고 프로그래밍에 흥미를 느껴 애플리케이션을 직접 개발해 상용화한 학생을 보고 큰 보람을 느꼈다"며 "나를 비롯한 강사 선생님들은 밤을 새워가며 수업 준비를 했다. 이곳에서만큼 열정을 쏟을 일이 또다시 있을까 싶은 생각이 든다"고 아쉬워했다. 홍보·마케팅 담당 이철수(35) 과장은 "궁리마루에는 큰 운동장이 있어 파이데이 페스티벌, 칠월칠석 천체관측회, 과학축전 등 다양한 과학문화행사를 개최할 수 있었다. 온 가족이 참여해 즐거워하던 모습을 보며 참 좋은 직업을 택했다는 생각을 했다"고 회상했다. 

궁리마루가 떠난 옛 중앙중 부지는 청소년을 위한 문화복합공간으로 활용될 계획이다. 부산시교육청은 현재 큰 방향만 잡은 상태에서 태스크포스(TF)를 구성해 구체적인 활용방안을 논의하고 있다. 궁리마루에서 열리던 '금요일에 과학터치'는 다음 달부터 해운대구 센텀시티 부산디자인센터 3층 강연장으로, '水요일엔 바다톡톡'은 해운대구 좌동 해운대문화회관 1층 고운홀로 자리를 옮겨 개최된다. 궁리마루에서 진행되던 수학·과학 교육프로그램은 앞으로 국립부산과학관이 개관하면 다시 개설될 예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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