상속세의 절세 또는 생전에 재산을 자녀 등에게 분배해 줄 목적으로 재산을 증여하는 경우가 흔히 있다. 사전증여는 증여세를 미리 부담하더라도 지금 재산을 증여해 주면 10년, 20년 후에는 그 재산가치가 늘어날 수 있다. 사전증여를 하지 않고 사후에 상속하게 되면 지금 증여세를 내는 것보다 훨씬 많은 상속세를 부담하는 경우가 발생한다.

예를 들어 지금 자녀(25세)에게 1억 원짜리 부동산을 증여하면 자녀공제 5000만 원을 공제한 5000만 원에 대하여 증여세 자진납부세액은 450만 원이 된다. 그런데 사전증여를 하지 않고 20년이 지난 뒤 아버지가 사망한 후 당시 상속재산이 50억 원이고, 위 부동산가액 5억 원이 포함되어 상속되었다면 상속세는 50%의 세율이 적용되어 2억5000만 원이 된다. 이 사례는 재산이 증가하는 것을 전제로 했으나 현재의 1억 원이 20년 후에 얼마로 늘어날지 알 수 없으며, 세율이 변경될 수도 있다.

하지만 사전증여를 하고 10년 이내에 증여자가 사망하면 증여한 재산가액을 상속재산가액에 가산한다. 그러나 이 경우에도 상속 재산가액에 가산하는 증여재산가액은 증여당시의 가액이므로 부동산이나 주식 등을 증여한 후 가격이 오르면 상속세는 크게 절약된다. 만약 상속재산이 적어 납부할 상속세가 없다면 이미 납부한 증여세를 환급받을 수 없기 때문에 손해를 볼 수도 있지만, 부모가 직계비속에게 증여세 면세점인 5000만 원(미성년자인 경우에는 2000만 원) 이하로 증여하면 된다.

증여한 사실을 인정받으려면 과세미달로 신고하는 것보다는 납부세액이 조금 나오도록 증여해서 언제, 누구로부터, 얼마를 증여받아, 증여세를 얼마나 부담했는지를 알 수 있도록 신고서 및 영수증을 남겨놓는 것이 좋다.

특히 법인의 주식을 자녀에게 증여하는 경우 증여세를 신고 납부한 다음 반드시 신고서와 영수증을 보관해 두고, 주주명부상 명의개서 및 주식등변동상황명세서를 법인세 신고 시 제출하여야 한다. 중소법인의 경우 주주명부 자체를 작성·보존하지 않는 경우도 많고 또한 주주명부가 작성되어 있더라도 주주명부상 명의개서 등이 제대로 이루어지지 않아 주주명부 내용과 실질주주 내용이 다른 경우가 많이 발생하고 있다. 나중에 주식가치가 크게 증가한 다음 명의신탁 해놓은 것으로 인정받게 되면 생각지도 않았던 거액의 세금을 부담해야 하기 때문이다.

다만 증여세를 신고·납부하고 해당 증빙을 갖추었더라도 2004년부터는 미성년자가 주식을 취득한 후 5년 이내에 주식의 상장 및 합병 등으로 해당 주식의 가치가 상승한 경우에는 타인의 기여에 의해서 재산이 증가한 사유에 해당돼 증여세를 추가 납부해야한다는 점을 고려해야 한다.

노태주 세무사·법학박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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