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금융연구원 타당성 분석 불구
- 효율성 떨어지는 대학 공모 추진

부산 금융전문대학원의 설립 방식을 '공모를 통한 일반 대학 선정'(본지 지난 27일 자 1면 보도)으로 선회한 정부가 정작 이 사업에 대한 타당성 조사에서는 '카이스트(KAIST·한국과학기술원) 금융전문대학원의 분원을 부산에 설립하는 것이 가장 효율적'이라는 결론을 내린 것으로 확인됐다. 카이스트 분원 설립안이 특화형 금융 전문가 양성에 가장 적합하다는 용역 결과를 버리고 상대적으로 효율성이 떨어지는 계획을 추진하고 있는 셈이다.

28일 한국금융연구원의 '부산 금융전문대학원 설립 타당성 조사' 보고서를 보면 '금융전문대학원 운영대학(카이스트)의 부산 분원 설립' 방안은 설립 형태별 장단점 평가에서 23점(총점 30)으로 가장 높은 점수를 받았다. 이 보고서는 기획재정부가 한국금융연구원에 용역을 의뢰해 2013년 12월부터 지난해 7월까지 교육 수요와 바람직한 설립 형태 등을 분석한 자료다.

카이스트 분원 설립안은 총 6개의 평가 항목 중 ▷실무 중심의 금융교육 실현 가능성 ▷교육수요 반영 가능성 ▷교육 담당자의 역량 등 3개 항목에서 만점(5점)을 받았다. 보고서는 "(카이스트는) 자체 금융교육 체계를 갖추고 있기 때문에 특화된 금융 교육 프로그램으로의 전환이 용이하다"고 분석했다. 다만 피교육자의 높은 비용 부담 등은 단점으로 제시됐다. 반면 공모를 통해 대학을 선정할 경우 예상되는 '부산지역 신규 대학원 설립' 방안이나 '일반 경영전문대학원 운영대학의 부산 분교 설립안'은 각각 9점과 19점에 그쳤다.

아울러 지역 금융기관과 금융사 6곳(한국거래소 한국예탁결제원 한국자산관리공사 주택금융공사 부산은행 경남은행)의 연수담당 책임자를 대상으로 한 면접조사에서는 대다수가 "부산에 금융전문대학원이 설립될 경우 적어도 카이스트 정도의 교수진을 확보해야 교육 인력을 파견할 의사가 있다"고 답했다. 구체적 답변 비율은 공개되지 않았다. 보고서는 "연수담당 책임자들이 금융전문대학원의 질적 요소를 매우 중요하게 생각한다는 의미"라고 강조했다.

이 밖에도 부산의 금융기관과 교육기관, 공공기관 관계자 100명을 대상으로 진행한 설문조사에서는 부산 금융전문대학원이 설립될 경우 가장 중요하게 고려돼야 할 사안으로 '특화된 교육과정'(69%)이 꼽혔다. 부산시 관계자는 "카이스트 분원이 부산에 들어서야 해양·파생·선박·에너지 등 당초 금융전문대학원의 설립 취지였던 특화형 인재 양성이 가능할 것"이라며 "용역 결과대로 카이스트 금융전문대학원 분원 설립이 가장 바람직하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