예나 지금이나 부모가 자식에게 재산을 어떻게 물려줄 것인가는 고민거리이다. 재산의 가족 간 이동은 세법상 특별한 경우를 제외하고 양도는 원칙적으로 인정하지 않는다. 따라서 가족 간의 재산이전은 생존 중 증여로 이전하거나, 사후에 상속을 통해 이전하게 된다.

증여가 유리한 경우도 있다. 상속과 증여는 세율은 같으나, 공제금액의 차이로 인해 과세표준이 달라지기 때문에 합법적으로 자녀들에게 분산하여 증여하면 사후에 재산분배로 인한 상속인 간의 분쟁도 없어질 뿐만 아니라, 증여세는 수증자 각자가 증여받은 재산을 기준으로 세율이 적용되기 때문에 세부담이 줄어드는 결과를 가져온다.

반면에 상속세는 상속재산 전체를 과세대상으로 하기 때문에 일단 상속이 개시되면 상속인이 상속재산을 선택할 수 없고, 상속인 간 협의절차를 거쳐 배분하게 된다. 그러므로 재산을 자녀들에게 사전에 10년 단위로 나누어서 증여하게 되면 그때마다 낮은 세율이 적용되기 때문에 한꺼번에 상속하는 것 보다는 유리할 수 있다. 예를 들면, 100억 원의 재산 중 30억 원의 재산을 세 자녀에게 10억 원씩 증여한다면 최고세율 50%가 적용되므로 기증여한 30억 원에 대한 상속세 15억 원보다 사전증여한 경우 8억2500만 원의 절세효과를 가져온다. 따라서 10년 단위의 사전증여 상속플랜은 매우 효과적인 절세방법이 될 것이다.

그러나 사전증여 후 증여자가 10년 내 사망하게 되면 기증여한 재산도 상속재산에 포함되어 상속세가 과세되며, 기납부한 증여세는 총상속세액에서 차감하고, 상속재산에 가산된 증여재산은 증여시점의 증여가액으로 포함된다. 이 때문에 상속시점으로 봐서는 상속세 부담에서 유리할 수 있다. 예를 들면, 증여시점의 증여가액이 10억 원, 상속시점에 20억 원이었다 하더라도 상속재산에 포함되는 증여재산가액은 10억 원으로 총상속재산가액을 형성하는 것이다.

이와는 반대로 상속이 유리한 경우도 있다. 즉, 상속재산이 10억 원 미만일 경우에는 상속공제(기초공제 5억 원+배우자공제 5억 원) 10억 원이 공제되어 상속세 부담은 없기 때문에 상속 시 상속인 간의 불편한 협의과정을 고려하지 않는다면 세금측면에서는 10억 원 미만의 자산가는 사전증여보다 상속이 유리하다.

또한 중소기업 경영자는 가업승계 및 가업상속 과세특례제도를 활용하면 합법적인 절세를 할 수 있다.

노태주 세무사·법학박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