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산업銀 "유동성 위기 우려 커"
- 주가 8750원 제한폭까지 하락
- 6년9개월 만에 1만원대 깨져
- 동남권 등 하청업체 타격 볼 듯

세계 3위 조선업체인 대우조선해양의 올해 2분기 적자 규모가 최대 3조 원대에 달하는 것으로 파악됐다. 이는 그동안 실적에 반영하지 않았던 2조 원 규모의 손실이 새롭게 드러난 데 따른 결과다. 경남 거제에 공장을 둔 대우조선해양의 경영 실적이 동남권 조선기자재 업체 등에 상당한 영향을 미친다는 점을 고려할 때 이들 하청업체의 타격이 불가피할 것이라는 전망이 나온다.

15일 대우조선해양의 주채권은행인 산업은행과 금융당국 등에 따르면 대우조선해양은 2011년 수주한 해양플랜트에서의 손실을 포함해 그동안 발생한 2조 원대의 손실을 재무제표에 반영하지 않은 것으로 확인됐다. 특히 2011년 당시 반잠수식 시추선 4척을 척당 약 6000억 원에 수주했으나 잦은 설계변경 등으로 척당 평균 10개월~1년가량 지연되면서 큰 손실을 본 것으로 알려졌다. 이에 따라 산업은행은 대우조선해양이 올해 2분기 최대 3조 원에 달하는 영업손실을 기록할 것으로 보고 있다. 당초 증권업계 등의 적자 전망치(본지 15일 자 14면 보도)는 최대 1조 원이었다. 산은 관계자는 "의도적 누락 여부는 금융당국 조사 등에 따라 밝혀지겠지만 그동안 드러나지 않았던 부실이 발견된 것은 사실"이라며 "유동성 위기에 대한 우려가 큰 만큼 구조조정을 검토 중"이라고 말했다.

대우조선해양의 대규모 적자 사태는 동남권을 포함한 국내 조선업계 등에 상당한 악영향을 줄 것으로 전망된다. 국내 조선사 중 현대중공업에 이어 두 번째로 큰 규모(매출액 기준)를 갖춘 데다 조선기자재 업체에 미치는 파문도 크기 때문이다. 더욱이 대우조선해양은 오는 23일 2000억 원의 무보증사채를 포함해 올 연말까지 5000억 원 규모의 회사채 만기가 돌아온다. 이는 유동성 위기가 확대될 경우 국내 조선업계는 물론 하청업체의 연이은 부실로 이어질 수 있다는 의미다. 대우조선해양의 은행별 익스포저(금융회사와 연관된 금액)도 제1금융권만 22조 원에 달한다. 수출입은행이 12조5000억 원으로 가장 많고 부산은행과 경남은행은 총 462억 원 수준이다.

이에 따라 산업은행은 금융당국과 함께 자회사 매각 등에 초점을 맞춰 '대우조선해양 위기 해소'에 총력을 기울이기로 했다. 다만 자율협약(채권단 공동관리) 방식으로 할지 워크아웃(기업개선작업)에 들어갈지에 대해서는 아직 결정하지 않은 것으로 알려졌다. 한편 대우조선해양의 주가는 전날 1만2500원에서 이날 8750원으로 가격제한폭인 30%까지 하락하며 6년 9개월 만에 처음으로 1만 원 아래로 내려갔다.

◇ 5대 조선사 주가 현황 ※자료:한국거래소, 원 구분  7월 14일  7월 15일  증감률 대우조선해양  1만2500  8750  -30% 현대중공업  11만5000  11만500  -3.91% 현대미포조선  6만5000  6만2600  -3.69% 삼성중공업  1만7400  1만6500  -5.17% 한진중공업  5750  5440  -5.39%