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왜 그런 기사를 씁니까. 노르웨이 수산물을 많이 먹으라는 겁니까." '국민 생선, 고등어 전쟁' 시리즈(본지 지난 6일 자 1·16면 등 보도)가 나간 직후 수산업계로부터 많이 들은 말이다. 국내산 고등어 조업과 판매가 부진한 상황에서 노르웨이산 고등어에 대한 소비자의 선호가 높다는 이야기 자체가 노이즈 마케팅이 될 수 있다는 우려에서다.

이런 반응에 대해 일각에서는 "자기반성이 부족한 수산업의 보수성이 여실히 드러났다"는 비판이 나온다. 수입수산물 소비 증대 기사에 볼멘소리만 늘어놓을 게 아니라 '국내 수산업도 변화가 필요하다'는 얘기다.

홈쇼핑 시장을 두고 노르웨이산 노르게(NORGE) 제품과 경쟁이 치열한 안동 간고등어 업계는 이미 변화가 시작됐다. 안동간고등어협회 권용숙 팀장은 "고등어 1개 어종에 책정된 시간 안에서 노르웨이산과 경쟁하다 보니 방송 시간을 빼앗길 수밖에 없다"며 "방송 1시간을 빼앗기면 최대 4억7000여만 원까지 피해가 난다"고 설명했다.

어려움은 2006년 유럽자유무역연합(EFTA)과 자유무역협정을 체결할 때부터 예견됐다. 당시 정부는 국내시장 보호를 위해 노르웨이산 고등어 500t에 대해 무관세 수입을 허가해 대형선망수협에 독점 공급권을 줬다. 하지만 수입 노르웨이산 고등어의 물량 공세와 마케팅이 치열한 상황에서 소량의 무관세 쿼터가 무슨 의미가 있느냐는 게 업계의 공통된 지적이다.

결국, 답은 수산물의 고차가공으로 산업 구조를 바꾸는 것. 쉽지가 않다. 사례로 거론되는 고등어 크로켓만 보더라도 제품 단가를 낮추기 위해 원물의 내장과 가시를 제외한 순살 비율을 높여야 하는데, 인건비와 기술 제약이 많다.

고급 인력 확보도 시급하다. 노르웨이수산물위원회의 헨릭 앤더슨 한국 일본 담당 이사는 MBA(경영학 석사)를 취득하고 28년간 해외 판촉 업무를 맡아온 마케팅 전문가다. 우리 수산업계에도 그런 전문가가 필요하다. 산지 조업 뒤 구매량에 따라 판매량이 정해지는 정량 방식 대신, 수산물도 소비자의 기호에 따라 시시각각 판매가 달라지는 공산품이라고 여기고 맞춤식 전략을 세워야 하기 때문이다.

그런 의미에서 요리 경연대회를 중심으로 생선회 전문인력을 양성하기 위한 부산시의 아시아 생선회 축제는 시사하는 바가 크다. 시가 추진하는 부산고등어육성전략식품사업단 역시 전문인력 양성을 고민해야 한다. 생산자 단체와 수산물 가공업계의 비상한 관심이 필요하다. 더는 수입수산물의 시장잠식 기사에 볼멘소리할 여유는 없다. 이미 고등어 전쟁은 시작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