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긴 호흡으로 상황변화 대처"

정부가 그리스 사태와 관련해 비상대책 마련에 들어갔다.

기획재정부는 7일 주형환 제1차관 주재로 한국은행 금융위원회 금융감독원 등의 관계자들이 참석한 가운데 거시경제금융회의를 열고 그리스 금융권의 채무불이행(디폴트) 및 그리스의 '그렉시트(유로존 이탈)' 가능성 등에 대비한 대응방안을 논의했다. 정부의 이 같은 조치는 지난 5일(현지시간) 그리스 국민투표에서 채권단 구제금융 협상안 수용이 거부됨에 따른 것이다. 앞서 정부는 그리스 사태가 파국에는 이르지 않을 것이며 국내에 미치는 영향도 그다지 크지 않을 것으로 내다봤다.

하지만 상황이 급변하자 정부는 유럽중앙은행(ECB)의 '긴급 유동성 지원'이 중단될 경우 그리스 경제가 회복 불능 상태을 맞을 것으로 보고 한은 등 각 기관에 그리스 사태가 국내에 미칠 영향 등에 대한 긴급 분석을 지시했다. 또 유사 시 즉각 활용할 수 있도록 각 부처와 기관들이 비상 대응조치를 미리 점검하도록 했다.

이와 함께 정부는 프랑스나 독일 등 주요 채권단의 향후 입장 변화와 같은 대외적인 흐름도 실시간으로 파악할 방침이다. 특히 우리나라가 대외변수에 대한 민감도가 높은 국가임을 고려, 각국의 시장에서 나타나는 사소한 지표 변화 등에도 관심을 기울이기로 했다. 정부 측 관계자는 이날 회의 후 "그리스 사태는 유로존을 둘러싼 정치·사회적관계도 복잡하게 얽혀있어 해결에 시간이 걸릴 뿐 아니라 시장 예상과 다르게 전개될 가능성도 충분히 있다"며 "일시적 반응이 아니라 긴 호흡으로 상황변화에 대응하겠다"고 말했다.

그러나 일부에서는 한국 금융사의 그리스 외화에 대한 위험 노출(익스포져) 잔액이 11억8000만 달러(한화 1조2607억 원)로 전체의 1% 수준에 불과한 등 그리스 사태가 과거 남유럽 재정 위기 때보다는 국내에 미치는 영향이 크지 않을 것이라는 분석도 나오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