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입 냉동 고등어가 밀려들고 있다. 국내산 생산이 주춤한 가운데 노르웨이산 수입이 급증하면서 국민 생선이자 부산 시어(市魚)인 고등어의 위상이 흔들리고 있다.

5일 관세청에 보고된 국내 노르웨이산 고등어 수입량은 2011년 2만235t, 2012년 1만8750t, 2013년 1만1847t으로 감소하다가 지난해 2만6341t까지 급증했다. 특히 올 들어 지난 5월까지 1만9571t이 들어왔다. 같은 기간 부산공동어시장에 위판된 국내산 고등어 양은 2011년 13만3300t, 2012년 11만9363t, 2013년 8만8408t, 지난해 9만5739t으로 감소세를 보였다. 상품 가치가 있는 마리당 250g 이상 고등어 비중은 2011년 55%(7만3393t), 2012년 56%(6만6365t), 2013년 52%(4만6331t)에서 지난해 26%(2만292t)로 급감했다. 노르웨이 고등어 대부분이 마리당 400~500g 이상 대어인 점을 고려하면 이에 필적할 250~600g 이상 크기의 국산 고등어 양이 상대적으로 부족했던 셈이다.

노르웨이산 고등어가 시장을 잠식하는 것은 국산과 비교해 가격이 저렴한 데다 기름기가 많고 촉촉한 특유의 식감이 육류와 패스트푸드에 익숙한 젊은 소비자의 입맛과 맞아떨어지기 때문으로 풀이된다. 여기에 노르웨이 수산업계의 전폭적인 지원을 받는 노르웨이수산물위원회(NSC)가 한국 시장을 체계적으로 공략하기 위해 초·중등학교 무료 급식, 판매경진대회, 요리교실 등 판촉행사에 지난해 국내 노르웨이 고등어 판매액(610억 원)의 3.1%에 달하는 19억 원(170만 달러)을 투자하고 있다.

노르웨이 고등어 국내 판매량은 지난해 3만6000t으로, 전년보다 배가량 늘어 노르웨이 수입수산물의 77%를 차지했다. 액수도 전년보다 86% 증가했다. 그 결과 한국은 세계 5번째로 노르웨이 고등어를 많이 수입해 판매하는 나라가 됐다. 이 같은 NSC의 공격적인 마케팅에 대해 수산업계는 "국내 노르웨이 고등어 수입시장이 더 확대될 것을 염두에 두고 거액을 쏟아붓는 게 아니냐"며 촉각을 곤두세우고 있다.

그 연장선에서 NSC는 지난달 11일 부산에서 국내 고등어 수입업자와 생산자를 상대로 어업·마케팅 기법을 전수하는 세미나를 진행했다. 당시 참석자 상당수는 "이러다가 우리 식탁을 빼앗기겠다"며 위기감을 나타냈다. 부산시 임정현 수산식품팀장은 "과거 노르웨이산은 국내 조업이 뜸할 때의 대체재 정도였다"며 "국내 생산성 저하와 소비 둔화가 지속하면서 노르웨이산 고등어의 침투가 예삿일이 아니다"고 우려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