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산지역 상장사의 주요 증시지표가 가격제한폭 확대(±15%→±30%) 방안이 시행된 지난 15일을 전후해 뚜렷한 상승세를 보이고 있다. 제도 시행 이전까지 감소세를 기록한 시가총액은 5400억 원 넘게 늘었다. 거래대금도 감소세에서 증가세로 전환됐다. 주가는 큰 폭의 하락 없이 완만한 상승세를 이어갔다. 엔저(엔화가치 하락) 장기화 등으로 고전을 거듭해 온 부산의 주요 기업이 가격제한폭 확대 조치로 자금 유입의 효과를 톡톡히 보고 있다는 분석이다.

25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주식시장(유가증권·코스닥)에 상장된 부산지역 71개 기업의 시총은 해당 제도가 시행되기 직전인 지난 12일 17조5051억 원에서 10여 일 뒤인 23일 18조468억 원으로 5417억 원(3.1%) 늘었다. 이는 지난 1일(17조9931억 원)부터 12일까지 4880억 원(2.7%) 감소한 것과 대조적인 결과다. 12일부터 23일까지 시총이 증가한 기업은 절반이 넘는 40곳(56.3%)에 달했다.

하루 평균 거래대금은 지난 1일 1578억6459만 원에서 12일 1577억6571만 원으로 제자리 걸음(-0.1%)을 했으나 23일에는 1652억9379만 원까지 치솟으며 4.77%의 증가율(12일 대비)을 나타냈다. 특히 동일철강의 증가율은 무려 2878%(114만6755원→3415만6845원)에 달했다. 71개 상장사의 총 주가는 12일 161만4395원에서 23일 162만5835원으로 0.71% 증가했다. 이는 가격제한폭 확대 이후 국내 주식시장에 큰 변동성이 발생하지 않는 상황과 궤를 같이한다. 다만 화승인더스트리(27.36%)와 디오(19.77%), 엔에스브이(15.91%), 피에스엠씨(15.29%) 등 4곳의 주가 상승폭(12~23일)은 기존의 제한폭(±15%)을 훌쩍 뛰어 넘었다.

엔저 심화와 대내외 리스크 속에서도 이들 기업의 증시지표가 개선됐다는 것은 가격제한폭 확대로 국내외 투자가 예전보다 활발해 자금 유입이 확대되고 있다고 해석할 수 있다. 이들 상장사가 사실상 부산 경제를 이끄는 핵심 기업이라는 점을 고려할 때 자금 유입 확대는 부산의 주식시장 활성화 등으로 이어져 지역경제에도 긍정적인 영향을 미칠 것이라는 전망이 나온다. 한편 거래소는 제도 시행 이후 우선주 등 저유동성 종목의 주가가 특별한 호재 없이 급등한 상황(본지 지난 23일 자 16면 보도)에 맞춰 불공정거래 행위가 확산되지 않도록 감시활동을 강화할 방침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