메르스 사태 확산으로 해외 관광객들의 방한 취소가 잇따르고 있는 2일 부산 중구 광복로 화장품 골목에서 외국인 관광객이 마스크를 착용한 채 쇼핑하고 있다. 전민철 기자 jmc@kookje.co.kr

- 소독 등 위생조치 강화 분주

국내에서 중동호흡기증후군(메르스) 사망자 2명이 발생하면서 '2분기 본격적인 경기회복론'에 비상등이 켜졌다. 특히 유통·관광·항공업계 등이 외국인 관광객 감소와 함께 내수 위축을 우려하고 있다.

2일 한국관광공사에 따르면 메르스의 여파로 유커(중국인 관광객) 2000명과 대만 관광객 500명 등이 한국 방문을 무더기로 취소하는 사태가 빚어졌다. 우리나라의 관광·유통산업을 떠받쳤던 '유커 특수'가 메르스 확산 탓에 직격탄을 맞을 수 있다는 우려가 현실화하고 있다. 여행사별로 보면 4일부터 11일까지 국내 여행사 1위 업체인 하나투어의 패키지여행 상품을 이용해 입국 예정이었던 중국인 300여명이 예약을 취소했다. 2위 업체인 모두투어에서도 6월 한국여행상품의 유커 예약 취소율이 9%에 이르고있다. 지역 기업 관계자는 "이달 말 부산을 방문할 예정이었던 중국인 거래처 관계자들이 일정 연기를 요청해 왔다"며 "메르스 감염에 대한 우려 때문으로 분석된다"고 밝혔다.

또 예능 프로그램 '꽃보다 할배' 여파로 늘고 있는 중동 여행 상품이나 중동 경유 항공권을 구매한 여행객들이 목적지나 경유지를 변경하겠다는 요청이 늘고 있다. A여행사 관계자는 "중국인이 한국 대신 일본을 선택할 가능성이 큰 데다 휴가철을 앞두고 해외로 나가려는 국내 수요도 줄어들 것 같다"고 밝혔다.

항공사들도 의심 환자 발생 시 처리 절차와 예방 수칙 등의 교육을 강화하는 한편, 항공기 내부를 소독하는 등 적극적인 조치를 시행 중이다. 백화점·할인점·영화관 등 다중 이용시설에 대한 공포감이 커지면서 유통업계도 소비 위축을 우려하고 있다. 육아커뮤니티에는 "메르스 감염사태가 심각한데 백화점이나 영화관 등에 가도 되느냐"는 질문이 쏟아지고 있다. 이에 따라 이마트는 현장 개인위생 관리를 강화하는 내용의 지침을 마련하고 실시 중이다. 롯데와 현대, 신세계백화점 등도 출입문과 화장실, 에스컬레이터 손잡이 등에 대한 소독을 강화하고 손세정제를 곳곳에 비치하는 등 위생 조치를 한층 강화하고 있다. 또 개인위생에 대한 소비자 관심이 높아지면서 대형마트에서도 마스크와 세정제 판매가 크게 늘었다. 롯데마트는 지난달 20일부터 지난 1일까지 마스크 매출이 지난해 같은기간보다 259.8% 급증했다고 밝혔다. 지역 백화점업계 관계자는 "메르스 확산으로 인한 매출 영향은 없지만, 최대 고비인 이번 주말이 걱정스럽다"고 밝혔다. 주식시장에도 여파가 미쳐 백신주가 급등하고 여행, 항공, 레저 관련주 등이 하락했다. 이날 코스피는 전날보다 23.73포인트(1.13%) 내린 2078.64로 마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