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KTB 등 21개 증권사 중 18곳
- 주가·거래량·거래대금 급증세
- "개미들 옥석 가리기 신중해야"

주식시장에서의 가격제한폭 확대(±15%→±30%) 방안이 다음 달 15일 시행되는 것으로 확정되면서 증권 관련 종목이 정책 수혜주로 급부상하고 있다. 제도 시행 이후 증시가 활성화하면 증권사로 유입되는 거래대금이 증가할 것이라는 판단에서다. 특히 올해 말 '비대면 실명확인 제도'까지 도입되면 자금 이동의 편의성이 높아져 투자자의 관심이 증권주에 집중될 것이라는 전망이 나온다. 하지만 가격제한폭을 확대하면 손실 리스크가 발생할 가능성도 커지는 데다 다음 달 15일 이후 상황을 섣불리 판단할 수 없는 만큼 신중한 접근이 필요하다는 지적도 만만찮다.

■KTB 등 증권사 주가·거래량 급증

26일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증권주가 거래제한폭 확대(본지 지난 20일 자 2면 보도)의 최대 수혜주로 꼽히는 요인은 ▷시장 활성화에 따른 거래량 및 거래대금 증가 ▷거래량 증가로 인한 주식 위탁매매 확대 등으로 요약된다. 실제로 가격제한폭이 12%에서 15%로 확대된 1998년 당시에는 제한폭 확대 이후 6개월간 하루 평균 거래량이 이전 6개월 평균보다 1억3000만주(유가증권시장 기준) 늘었다. NH투자증권 김병연 연구원은 "(오는 6월 15일 이후) 거래량 증가와 지수 변동성 축소가 확실시돼 증권 업계의 수혜는 자명하다"고 말했다.

이 같은 전망을 반영하듯 코스피시장에서의 증권업 관련 지수는 거래제한폭 확대 방안이 발표된 지난 19일 2525.46에서 21일 2609.01로 3.3% 상승했다. 같은 기간 전체 코스피지수의 상승률(0.09%·2120.85→2122.81)보다 35배 가까이 컸던 셈이다. 거래량과 거래대금도 각각 32.1%(2110만4748주→2788만2488주)와 24.8%(1736억2639만 원→2166억3577만 원) 늘었다.

특히 21개 증권사 가운데 이 기간 주가가 상승한 곳은 18곳에 달했다. 3개 증권사(교보 대신 신영)의 감소폭도 0.2~0.8%에 불과했다. 증권사별로 보면 KTB투자증권의 주가 상승률이 16.6%(3290원→3835원)로 가장 컸다. 이어 ▷메리츠종금증권 7.3%(6190원→6640원) ▷유안타증권 6.0%(6290원→6670원) 등의 순이었다.

■연이은 호재 속 신중한 접근 지적도

금융위원회가 최근 발표한 '비대면 실명확인 제도' 역시 증권주 상승과 관련한 긍정적 요인으로 꼽힌다. 이 제도는 고객이 예금이나 증권과 같은 금융상품에 가입할 때 해당 금융사를 방문하지 않고도 영상통화 등을 통해 실명을 확인할 수 있도록 하는 것이다. 금융위는 시행 시기를 오는 12월로 정했다. 금융투자업계는 비대면 계좌 개설이 가능해지면 자금 이동의 편의성이 커져 증권사에 호재로 작용할 것으로 보고 있다. 현대증권은 "은행이나 보험사에 비해 직원과 점포 수가 열악한 증권사가 상대적으로 이익을 볼 것"이라고 밝혔다. 현재 국내 대형 증권사의 직원과 점포 수는 4대 시중은행의 5분의 1 수준이다.

증권주에 대한 '신중한 투자'가 필요하다는 지적도 있다. 이들 제도가 아직 시행되지 않아 정책적 효과를 판단할 수 없는 데다 가격제한폭 확대 방안의 경우 급격한 주가 변동에 따른 개인 투자자의 피해가 예상되기 때문이다. BNK투자증권 관계자는 "다음 달 15일을 전후해 시장 분위기에 따라 '옥석'이 가려질 것"이라며 "정책이 시행되기 전 과열 양상을 보이는 일부 종목 역시 좀 더 신중한 접근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