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파생상품 활력 되찾을 전망
- 변동성 커 개미들 위험부담 비상

가격제한폭 확대 방안이 다음 달 15일 시행되는 것으로 확정되면서 파생상품시장을 포함한 증시 활성화와 투자자의 시장참여 확대 등 주식시장의 효율성이 높아질 것이라는 전망이 나오고 있다. 하지만 증시 변동성이 지금보다 커져 투기적인 매매가 증가하거나 최근 내츄럴엔도텍의 '가짜 백수오'(본지 지난 1일 자 16면 보도) 파문처럼 급격한 주가 변화에 따른 개인 투자자의 피해가 커질 수 있다는 우려도 만만찮다.

19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주식시장의 가격제한폭(유가증권시장 기준)은 1995년 4월 ±6%로 설정된 이후 1996년 11월 ±8%를 거쳐 1998년 3월과 같은 해 12월 각각 ±12%와 ±15% 등으로 확대됐다. 1998년 이후 17년간 유지돼 온 제한폭(±15%)이 한 달 뒤에는 배로 늘어나는 셈이다. 거래소가 가격제한폭을 확대키로 한 것은 주식시장의 효율성과 역동성을 지금보다 높이기 위해서다. 거래소 관계자는 "제한폭이 작을수록 정보의 가격반영을 지연시켜 시장의 효율성을 저해하는 측면이 있다"고 말했다. 실제로 일본의 가격제한폭은 현재 한국 증시(±15%)보다 높은 ±22%다. 미국과 유럽에서는 해당 제도가 없다.

이에 따라 거래소는 가격제한폭이 ±30%로 올라가면 시장 효율성이 증대돼 기업 가치가 제대로 평가받고, 투자자의 시장참여가 늘어날 것으로 보고 있다. 또 시세 교란의 일종인 '상한가 굳히기' 등이 어려워져 불공정거래 행위가 줄어들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특히 전문가들은 '부산 금융'의 핵심인 파생상품시장이 활력을 되찾을 수 있을 것으로 내다봤다. 이번 방안으로 파생상품별 가격제한폭은 현재 ±10~30%에서 ±20~60%로 확대된다.

하지만 제도 개편에 따른 부작용 우려도 크다. 증시 변동성이 확대되면 정보 수집에 취약한 개인 투자자의 피해가 발생할 수 있는 데다, 가격제한폭 확대 시 시장에 돌발 악재가 발생하면 그 '충격'이 지금보다 커질 수 있기 때문이다.

투자자 보호를 위해 도입하기로 한 공매도 규제강화 방안이 마련되지 않은 점도 개인 투자자의 우려를 높이고 있다. 공매도는 가격 하락을 예상해 주식을 빌려서 매도한 뒤 주가가 떨어지면 이를 되갚아 차익을 얻는 것이다. 개인 투자자에게는 '공포'의 대상이다. 이와 관련, 거래소는 서킷브레이커(CB·주식매매 일시 정지)의 발동 비율을 현행보다 낮춰 주가 급등락을 차단하는 한편, CB를 단계별로 발동하는 구조로 변경해 리스크 관리를 강화할 예정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