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산 망미초등학교 강당에서 부산행복한학교재단 김경미 강사가 방과후학교 '재즈댄스' 수업을 진행하고 있다. 강덕철 선임기자 kangdc@kookje.co.kr

- 부산 32개 초등 80개 강좌 운영
- 주 5일 강의에 3만5000원 불과
- 6년 출강으로 실력 의심 불식
- 교육 범위 넓혀 자립화·지속화

"사회적기업, 공익재단이라는 특성을 십분 발휘해 다른 방과후학교 위탁교육 업체와는 차별화 된 프로그램을 선보일 계획입니다."

부산행복한학교재단(부산 금정구 구서동) 김정숙(여·56·사진) 상임이사는 지난달 부임 후 한 달 동안 재단의 장기적인 발전방향을 세우는 데 전력을 다했다고 한다. 부산행복한학교재단은 방과후학교 교육을 위탁받아 운영하는 사회적기업이자 공익재단이다. 2010년 SK그룹과 부산시, 부산시교육청이 방과후학교의 질적 향상을 통한 공교육 내실화를 도모한다는 목적으로 출자금을 모아 만들었다.

"1997·1998년쯤 방과후학교 컴퓨터·영어 과목 교육을 처음으로 외부 강사에 개방했어요. 학교에 들어온 업체는 시설 투자비를 회수해야 하니 강사의 질이 낮아질 수밖에 없었죠. 이렇게 가서는 안 되겠다는 자성의 목소리가 나오면서 대기업과 부산시, 교육청이 출자해 행복한학교재단을 세웠습니다."

행복한학교재단은 상대적으로 학군이 좋은 가·나 급지보다 학군이 좋지 않은 다·라 급지 학교에 더 많이 진출해 있다. 4 대 6 정도의 비율이다. 이는 행복한학교재단이 개설한 방과후수업의 수업료가 타 업체보다 저렴해 형편이 좋지 않은 학생도 부담없이 수강할 수 있기 때문이다. 보통 주 5일 강의의 수업료가 3만5000원이다. 다른 업체의 주 2~3일 개설 수업과 같은 수준이다. 특기적성 과목은 더 저렴하게 2만5000원으로 책정했다. 이조차 부담인 학생을 위해 사회복지공동모금회에 바우처 사업을 신청해 수강료를 지원하기도 한다. 수업료가 저렴하다 보니 때로는 '수업의 질이 떨어지는 것 아니냐'는 편견에 부딪히기도 한다. 김 이사는 "일부 학부모들이 수업료가 낮아서 강사의 질까지 떨어지는 것 아니냐고 오해하기도 한다. 특히 영어 과목에서 그런 편견이 많다. 그렇지만 6년간 방과후학교에 꾸준히 강사를 보낸다는 건 실력을 인정받고 신뢰를 쌓았다는 방증이다"고 말했다.

행복한학교재단은 현재 부산지역 32개 초등학교에서 80개 강좌를 운영하고 있다. 방과후학교 강사는 총 73명이며 이들에게 교육받는 학생은 3500명이다. 국어·영어·수학 등 교과영역은 물론 생활체육·미술·음악 등 특기적성 교육과정도 운영하고 있다. 하지만 방과후학교 업체 중에서는 큰 규모가 아니라고 한다. SK가 세운 다른 지역 행복한학교재단에 비해서도 규모가 작은 편이다.

이에 대해 김 이사는 "요즘 초등학교 1개교의 정규교사는 40~50명 선이지만, 방과후교사는 많게는 200명까지 있다. 이 같은 상황에서 방과후교육을 더는 시장에만 맡겨서는 안 된다. 교육청이 모두 관리하지 못한다면 최소한 우리처럼 이익을 바라지 않는 공익재단에 더 많은 수업을 맡겼으면 하는데 일선 학교의 호응이 약하다"며 안타까워 했다.

요즘 행복한학교재단의 최대 고민은 '지속 가능성'이다. 인건비 지출이 많다보니(행정직원까지 모두 80명) 수업료 수입만으로는 수익을 내기 어려운 실정이다. 또 사회적기업으로 지정된지 5년째라 내년이면 정부의 인건비 지원이 모두 끊긴다. 자립이 어느 때보다 절실한 시점이다.

이에 초등학교는 물론 중·고등학교, 평생교육까지 위탁교육 범위를 넓히고 강의를 차별화·다양화하는 데 역량을 집중하고 있다. 최근에는 어린이영화제 관계자와 함께 영화와 요리를 함께 가르치는 독특한 수업을 개발하기도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