백혜림(왼쪽), 박슬기 사원이 벡스코에서 파이팅을 외치고 있다.  백한기 선임기자

- 지역 출신으로 전국의 인재 제쳐
- 지난달 수습 끝내고 정직원 발령

- 박 "공모전 등 대외활동 적극 참여"
- 백 "행사 안내·통역 등 활동 큰 힘"
- 실패 좌절 말고 자신감 충전 조언

'114 대 1'.

지난해 말 실시된 벡스코 신입사원 공개채용 경쟁률이다. 박슬기(26) 씨와 백혜림(23) 씨는 100 대 1이 넘는 경쟁을 뚫고 지난달 26일 수습과정을 무사히 마쳤다. '부산 마이스산업의 심장'인 벡스코의 정식 일원이 된 것이다.

미래전략팀에 근무하는 박 씨와 부대사업팀에 배치된 백 씨 2명 모두 부산에서 대학을 졸업한 지역인재다. 또 이들은 학창생활동안 학과 공부 외에 다양한 대외 활동으로 경쟁력을 쌓았다는 공통점이 있다.

	벡스코 전경

부경대 국제통상학과를 졸업한 박 씨는 각종 마케팅 공모전과 토론대회 등을 통해 책 밖의 세상에서 '실전 감각'을 익혔다. 현대차 대학생 공모전을 비롯해 한국능률협회, 외환은행, 삼성 모바일 디스플레이 등 각종 마케팅 공모전에 참여했다.

박 씨는 취업을 준비하는 후배 대학생들에게 저학년 때부터 취업 준비에만 몰두하지 말라고 조언한다. 그는 "입학하자 마자 동아리나 학생회 활동을 접어두고 바로 스터디그룹을 만들어 취업 준비를 하는 학생이 많다. 다양한 경험을 쌓지 않으면 오히려 손해"라고 말했다. 학과 공부 외에 학생 때가 아니면 할 수 없는 다양한 활동에 투자하는 것이 결국 취업을 위한 우량 자산이 된다는 게 박 씨의 지론이다.

또 졸업 이후 2년간 공백이 있었던 박 씨는 지금 힘든 시간을 보내고 있는 취업준비생들에게도 '현실과 타협하지 말 것'을 주문했다. 취업준비생의 눈 높이가 높아 기업과 대학생 간 미스매치가 발생한다는 기성세대의 '일방적인' 논리에 일침을 가했다. 그는 "눈 높이를 낮춰 취직을 해도 결국 그만두고 나와 다시 준비를 하는 경우가 많다. 끝까지 자신이 세운 목표를 잃지 말고 도전하라"고 말했다.

박 씨는 "벡스코의 시설과 인프라는 충분히 경쟁력이 있다. 이제는 서비스와 소프트웨어 측면을 강화해야 한다"며 "하드웨어와 소프트웨어가 모두 강한 벡스코가 되어야 한다"고 강조했다. 박 씨를 미래전략팀에 배치한 것은 박 씨의 실력과 열정을 감안한 결정이었다.

백 씨는 앳된 얼굴처럼 올해 대학을 졸업한 사회 새내기다. 부산대 관광컨벤션학과를 졸업한 그 역시 '대학 4년간을 벡스코 주변에서 살았다'고 할 정도로 학과 공부 외에 대외활동에 많은 시간을 투자했다. 2009년에 생긴 부산대 관광컨벤션학과의 3기 졸업생인 그는 이 학과 개설 이래 첫 벡스코 입사자다.

백 씨를 4년간 이끈 것은 전시·컨벤션에 대한 열정이다. 그는 "처음에는 벡스코 행사의 안내데스크부터 시작해서 부스 안내를 했고, 3, 4학년 때는 바이어 통역 등을 했다"며 "이런 봉사활동은 예전부터 관심이 많았던 전시·컨벤션 행사를 가까이에서 지켜볼 수 있는 기회를 줄 수 있어서 좋았다"고 설명했다.

백 씨는 마이스 전문가가 꿈이었다고 한다. 고교 시절에 모의국제회의에 참가하고 대학 전공도 전시·컨벤션 쪽으로 한 우물을 팠다. 교내에서 지원하는 교환학생 프로그램에 참가해 싱가포르에서 1학기를 공부했다. 이 같은 경험을 바탕으로 면접 때 '부산과 싱가포르의 도시 경쟁력 차이'에 대한 똑부러진 견해를 나타내 면접관들에게 깊은 인상을 심어줬다.

백 씨는 취업준비생에게 자신감을 잃지 말라고 애정어린 조언을 남겼다. 그는 "나 역시 입사 시험에 반복해서 떨어지면서 자신감을 많이 잃었지만, 결국 극복해냈다"고 말했다.

백 씨는 "벡스코는 세계적인 전시·컨벤션센터로 거듭날 잠재력이 충분하다. 특히 부산처럼 바다와 같은 천혜의 관광 인프라를 가진 도시는 마이스와 충분한 시너지를 낼 수 있다"고 설명했다.

오성근 벡스코 대표는 "공채 시험에 전국에서 우수한 인재들이 많이 지원했지만, 부산지역 출신 인재가 뽑힌 것은 고무적이다. 앞으로도 우수한 지역인재가 벡스코에서 많이 일할 수 있도록 노력하겠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