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AAG 등 자본 유치 잇단 실패에
- 2009년 분할개발계획으로 전환
- 도시공사, 전문가 채용 사업박차
- "능력만 믿고 감독 소홀" 반성
- 檢수사에 남은 단지 분양 차질

동부산관광단지 조성사업과 관련한 검찰의 수사가 계속되면서 전체 34개 시설 가운데 개발사업자가 정해지지 않은 13개 단지의 분양이 미궁에 빠졌다. 푸드타운과 주차장 등 이미 분양한 주요 상업시설이 잇따라 검찰 수사 대상에 오른 만큼 부산도시공사는 남은 시설의 분양에 보다 신중을 기한다는 방침이다.

■왜 복마전이 됐나

12일 도시공사에 따르면 부산 기장군 대변 및 시랑리 일대 365만 ㎡가 관광단지로 계획된 것은 1999년이다. 하지만 미국(MGM) 영국(서머스톤) 아랍에미리트 등의 투자사들이 모조리 투자를 포기했다. 특히 2008년 두바이의 알알리그룹(AAG)은 부산시와 실시협약까지 체결했지만 다음 해 납부한 이행보증금 30억 원을 포기하면서까지 발을 뺐다.

당시 AAG는 동부산관광단지 예정지를 약 7000억 원에 사들인 뒤 4조 원 이상을 투자하겠다는 계획을 밝혔지만 미국발 금융위기와 유가 하락 등이 겹치면서 끝내 투자는 무산됐다. 부산시 내부에서는 부지대금을 1000억 원가량 싸게 매각해서라도 투자자를 붙잡자는 의견이 나왔다. 시가 예산을 확보해 도시공사에 지원하는 방식으로 공사원가를 보조하겠다는 제안이었다. 하지만 도시공사 측은 현실성이 떨어진다고 판단해 이를 거절했다.

사업 추진이 늦어지면서 도시공사는 하루 약 8500만 원, 연간 230억 원의 이자부담을 지게 됐다. 지지부진한 사업에 대한 시민사회의 비판도 잇따랐다. 2009년 부산시와 도시공사는 대형 투자자를 선정해 통째로 부지를 넘기는 방식 대신 단지별 개발계획을 수립해 투자자를 유치하기로 결정했다. 이 과정에서 이번에 구속된 투자유치 전문위원 양모(46) 씨 등이 계약직으로 채용됐다. 도시공사 관계자는 "부동산 투자의 패턴을 잘 아는 전문가가 필요하다는 판단에 따라 관련 분양에서 경험이 많은 계약직을 채용했는데, 결과적으로 검찰 수사로 이어졌다. 이들의 능력만 믿고 제대로 감독하지 못한 책임이 크다"고 말했다.

■남은 투자자 유치 어떻게 되나

동부산관광단지 사업 전반으로 검찰 수사가 확대되면서 도시공사의 고민도 깊어지고 있다. 같은 방식으로 투자자를 유치할 경우 또 다른 시비에 휘말릴 수 있다는 우려 때문이다.

도시공사 관계자는 "전통호텔 한옥마을 등 남은 부지에 대한 투자 제안서는 많이 접수돼 있다. 그러나 이전처럼 투자자를 유치하는 데만 급급하면 계약 과정에서 또 문제가 될 수 있어 최대한 신중하게 접근할 생각"이라고 말했다. 도시공사 일각에서는 남은 13개 부지에 대해 개별 투자자를 유치하는 대신 '통매각'을 통해 대형 투자자를 끌어오는 것이 문제의 싹을 없애는 방법이라는 의견도 나오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