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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한진중공업 근로자들이 영도조선소에서 용접 작업을 하고 있다. 한진중공업은 지난해 노사 합의를 통해 올해부터 임금피크제를 도입해 시행하고 있다. 국제신문 DB |
- 지역 임금실정 맞춰 제도 손질
- 정부 재정지원 확대 등은 숙제
정년 연장에 따라 임금피크제 도입이 불가피하다는 것이 지역 상공계의 일반적인 정서다.
고용노동부도 임금피크제를 도입한 기업은 고경력자의 고용 안정과 신규 채용 확대라는 '두 마리 토끼'를 잡은 것으로 나타났다면서 '고용 없는 저성장'이 고착된 우리 경제 상황에서 임금피크제 도입 논의는 필요하다는 입장이다.
최근 고용부의 '임금피크제 도입 현황' 조사에 따르면 미도입 사업장은 퇴직자 수가, 도입 사업장은 신규 채용자 수가 많은 것으로 나타났다. 임금피크제 미도입 사업장은 전체 근로자 중 퇴직자 비율이 39.1%로, 도입 사업장의 16.1%보다 높았다. 퇴직자 중 50세 이상 근로자 비율도 미도입 사업장이 23.1%인 것에 반해 도입사업장은 18.3%였다. 제도 도입 사업장의 고령층 근로자의 고용안정성이 더 높은 것으로 보인다는 것이다.
반대로 정년연장법이 시행된 이후 임금피크제 도입이 활성화되지 못할 경우 오히려 구조조정이라는 부작용이 나타날 수 있다는 의미다.
또 신규채용 중 30세 미만인 청년층 비율 역시 임금피크제 도입사업장(50.6%)이 미도입 사업장(43.9%)보다 다소 높은 것으로 조사됐다. 도입사업장의 고용 창출 여력이 미도입 사업장보다 크며 청년 채용 효과도 높다는 의미다.
하지만 임금피크제가 '만병통치약'이 될 수 없다는 반론도 제기된다. 특히 부가가치가 낮은 제조업 중심인 지역기업의 임금 수준이 다른 지역에 비해 상대적으로 열악한 만큼 기업의 실정에 맞는 제도 도입이 필요하다는 것이다.
또 임금피크제 도입에 앞서 불합리한 임금 체계를 개선하려는 노력이 선행돼야 한다는 지적도 나온다.
르노삼성자동차 관계자는 24일 "부산공장 근로자의 평균 연령이 30대 중반이어서 아직 임금피크제 도입의 필요성은 느끼지 못하고 있다. 다만, 장기적인 기업의 경쟁력을 감안해 임금 체계를 조정하는 쪽으로 무게를 두고 노조와 협의를 진행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임금피크제 시행 이후 직장 내 부작용도 고민해 볼 문제다. 한 기업인은 "퇴직한 직원을 임금을 감액해 재고용한 결과 조직 내에서 자신의 목소리를 내지 못하는 경우가 종종 있었다. 근무연수가 적은 부하 직원보다 임금이 낮다 보니 스스로 위축되는 경향도 있다"고 말했다.
정년 연장이 연금 수령 시기 연장과 관련이 깊은 만큼 정부도 정책적 보조를 맞춰야 한다는 주문도 있다. 정부가 임금피크제를 도입한 사업장에 대해 최장 5년간 매년 1인당 최대 1080만 원까지 감액된 임금 일부를 지원하는 방안을 발표했지만, 크게 미흡하다는 주장도 있다. 퇴직을 4년 앞둔 지역 조선기자재 업체 A사 중간간부는 "임금피크제를 시행할 경우, 기존 임금에서 최대 50%까지 감액이 된다. 아직 아이들 대학 공부와 노후 준비도 마치지 못했는데 급격한 임금 삭감은 받아들이기 어렵다"며 현장의 분위기를 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