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롯데호텔 올 임단협때 합의
- 노동계 "지역기업 임금 열악
- 일률적 도입땐 노동자 희생"
300인 이상 기업의 정년을 만 60세로 확대하는 정년연장법(고용상 연령차별금지 및 고령자고용촉진법 개정안) 시행이 내년으로 다가왔다. KT와 대한항공 같은 대기업은 고용유지 등 현실적 대안으로 부상하고 있는 임금피크제를 도입하고 있지만 대다수 지역기업은 제도 도입에 손을 놓고 있다. 사측은 인건비 부담 등을 덜기 위해 도입에 적극적이지만 정년을 보장받게 되는 노측의 소극적인 태도로 논의조차 못하고 있는 실정이다.
24일 본지가 부산지역 300인 이상 기업(전체 284개사) 중 주요 50곳 가운데 응답을 한 25개사의 '임금피크제 도입 현황'을 분석한 결과, 현재 제도를 도입한 곳은 한진중공업 1곳에 불과하다. 한진중은 지난해 노사 합의를 통해 올해부터 정년을 58세에서 60세로 연장하고 ▷59세 95% ▷60세 80%로 임금을 감액하는 임금피크제를 시행하고 있다.
롯데호텔부산의 경우, 노사가 임금피크제 도입 시기와 감액률 등 세부 조건 조율을 마무리하고 하반기 임단협에서 최종 합의만을 남겨두고 있다. 부산도시가스와 고려제강 인터지스 YK스틸 DRB동일 등 5개사는 올해 임단협에서 도입을 본격적으로 논의할 계획이다.
반면 조사대상 25개사 중 16개사(64%)는 아직 임금피크제 도입에 대한 논의조차 없는 상황이다. 파크랜드 관계자는 "필요성은 인정하지만 업계의 진행상황을 관망 중"이라고 말했다.
상공계는 임금피크제 도입 논의가 늦어질수록 인건비 부담이 상승하고 신규채용이 축소될 것을 우려하고 있다. 신규 채용이 감소할 경우 세대 간 갈등 양상마저도 우려된다. 하지만 임금피크제 도입에 반대하고 있는 노동계는 "지역기업의 임금수준이 대기업의 80%에 불과할 정도로 열악해 일률적인 임금피크제 도입은 근로자의 희생만 강요하게 된다"고 지적했다.
전문가들은 임금피크제 도입을 위해 임금과 노동시간에 대한 노사정 차원의 사회적 대타협을 서둘러야 한다고 조언하고 있다. 노사가 기업의 인건비 부담 경감과 일자리 유지, 신규 고용 창출 등을 위해 제도 도입 논의에 나서야 한다는 것이다. 경성대 김동한 상경대 학장은 "노사가 머리를 맞대고 임금피크제 등 정년 연장에 대한 대비책을 세우지 않는다면 결국 노사 갈등의 불씨가 될 것"이라며 "지역기업은 특히 노사 간 이해와 양보가 필요하다. 업종별로 네트워크를 형성해 정보를 공유해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