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부산오는 유 장관 들르지도 않아

해양수산부가 세계 유일의 해양수산클러스터인 부산 영도구 동삼혁신지구의 정착을 외면하는 듯한 행보를 보여 논란이 일고 있다.

22일 해수부에 따르면 유기준 장관은 지난 20일 오후 동삼혁신지구에 있는 국립해양조사원 한기준 원장을 해수부 감사관(국장)으로 발령냈다. 한 전 원장은 지난해 11월 8일 과장급인 본부 감사담당관에서 해양조사원장(국장)으로 승진해 조사원장으로는 불과 5개월도 근무하지 않았다. 감사담당관에서 감사관으로 승진하기 위해 해양조사원을 잠시 거쳐 갔다는 비판을 받고 있다. 감사관은 공모직이어서 한 전 원장의 마음은 최근 2개월간 조사원에서 떠난 것 아니냐는 지적도 나온다.

전임 박경철 원장은 지난해 5월 25일 세월호 피해보상지원단장으로 파견된 뒤 두 달 뒤인 7월 9일 단장으로 발령났다. 박 전 원장도 실제 근무 기간은 4개월에 불과했다. 이런 일련의 인사는 묵묵히 일하는 해양조사원의 수로직 공무원의 사기를 떨어뜨리고 있다. 해양조사원은 1949년 해군본부 작전국 수로과에서 출발했으며, 1996년 해수부 출범 당시 교통부 수로국이었다.

게다가 해수부의 해양수산클러스트에 대한 무관심은 도를 넘고 있다. 해수부 최고 수장이 동삼혁신도시를 방문해 직원의 사기를 진작시키려는 노력은 찾기 어렵다.

동삼혁신지구에는 해수부 조직인 국립수산물품질관리원, 해양조사원과 국무총리실 산하 한국해양수산개발원이 입주해 있다. 유기준 해수부 장관은 23일 부산을 방문할 예정이지만, 동삼혁신지구 순시 계획은 없다.

동삼혁신지구로 이전할 한국해양과학기술원 본원도 사정은 마찬가지. 이주영 전 장관은 해양과기원 본원은 제외한 채 극지연구소 선박해양플랜트연구소 등 부설기관만 방문했고 유 장관도 극지연구소를 지난주 먼저 찾았고 아직 본원 방문 일정을 잡지 않았다.

해수부 안팎에서는 "기초과학을 담당하는 본원을 신경 쓰지 않으면 타 부처에서 해수부가 기초과학연구기관 육성을 등한시한다는 비판이 나올 수 있다"는 말이 들린다.

이에 대해 해수부 관계자는 "감사관 자리는 공모직인데 내부와 외부에서 지원하다 보니 의외의 인사가 났다. 동삼혁신지구 방문은 부산 방문 일정이 짧아 생략됐으며 해양과기원 본원 방문은 원장들 정책간담회 때 따로 챙길 것"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