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보금자리론·디딤돌·적격대출 등
- 원금 10~30년간 분할 상환
- 노후생활자금 역모기지론 인기
- '가교형 연금' 취급기관 확대 필요
- 주택금융시장 규모 날로 커져
- 자본금 2조→5조 상향 목소리도
2004년 설립된 한국주택금융공사는 부산으로 본사를 옮겨온 금융공기업 가운데 역사가 가장 짧은 '막내'다. 그러나 짧은 역사에도 불구하고 주택금융공사의 업무는 이전 공기업 중 서민과 가장 밀접한 연관을 맺고 있다. 서민들은 전셋집을 구할 때나 집을 장만하고 싶지만 자금이 부족할 때, 노후에 안정적인 생활을 할 수 있는 자금을 마련하고자 할 때 주택금융공사의 문을 두드리고 있다. 이처럼 서민을 위해 많은 역할을 하고 있는 주택금융공사이지만 한 단계 더 도약하기 위해서는 끊임없는 제도 개선이 필요하다는 지적도 있다.
■내집·노후자금 마련 도우미
주택금융공사의 업무는 크게 ▷보금자리론 및 내집마련 디딤돌 대출 공급 ▷주택연금 공급 ▷유동화증권 발행 ▷주택보증 공급 ▷적격대출 공급 등으로 나뉜다. 그 중에서도 서민 생활과 가장 밀접한 업무는 주택담보대출과 주택연금 공급이다.
주택금융공사의 대표 주택담보대출 상품인 '보금자리론'은 국내 최초의 장기·고정금리 대출로, 원금을 10~30년간 분할 상환하도록 설계됐다. 2010년 5만8000여 건이던 보금자리론 공급 건수는 2013년에는 11만여 건으로 배 가까이 증가했다. 주택금융공사가 단기·변동금리·일시상환 위주의 모기지론 구조를 장기·고정금리·분할상환 구조로 바꾸기 위해 2012년 국내에서 처음으로 출시한 '적격대출' 역시 서민들의 내집 마련 수단으로 각광받고 있다.
소유한 주택을 담보로 제공하고 노후생활자금을 지급받는 '역모기지론'인 주택연금에 대한 수요도 꾸준히 증가하고 있다. 주택금융공사가 2007년 처음 도입한 주택연금의 신규 가입 건수는 도입 첫 해 515건에 불과했지만, 지난해에는 10배에 달하는 5000건을 넘어섰다. 최근에는 시중은행의 역모기지론 상품을 주택금융공사의 주택연금으로 갈아탈 수 있는 '가교형 주택연금' 상품이 출시돼 주택연금의 인기는 더욱 치솟을 것으로 보인다.
주택금융공사는 또 담보력이 없는 개인이 은행에서 전세자금 등을 빌리려고 할 때 보증을 서 주기도 하고, 주택 건설자금을 대출받고자 하는 건설업자를 위한 신용보증 업무도 맡고 있다. 한 마디로 주택과 관련한 모든 금융을 지원하는 곳이 바로 주택금융공사인 셈이다.
주택금융공사는 그동안의 성장 경험을 토대로 개도국에 주택금융 분야의 노하우를 전수하는 등 '금융 한류' 확산에도 적극 나설 계획이다.
■내부 제도 개선, 외부 규제 완화
주택금융공사는 짧은 기간에 큰 성장을 이뤘지만, 서민에게 더 큰 도움을 주고 글로벌 금융공기업으로 도약하기 위해서는 풀어야 할 숙제도 많다.
우선 내부적인 제도 개선이 필요하다. 주택연금의 경우 현재 가입 가능 연령을 주택 소유자 기준 만 60세 이상으로 제한하고 있다. 부부 중 1명이 60세 이상이더라도 주택 소유자가 60세 미만인 경우에는 가입할 수 없다. 이 때문에 부부 중 1명만 60세 이상이면 가입할 수 있도록 바꿔야 한다는 목소리가 높다. 올해 초 출시된 '가교형 주택연금'의 경우 시중은행 중 신한은행에서만 취급하고 있어 많은 사람이 이용할 수 없는 만큼 취급기관을 확대해야 한다는 지적이다. 보금자리론의 경우 주택금융공사는 지난해 6월부터 제2 금융권인 저축은행에서도 취급하도록 했으나, 판매실적이 기대에 못미치고 있다.
공사 외부의 규제를 푸는 것도 시급하다. 대표적인 것이 자본금 한도 문제다. 현재 주택금융공사의 자본금 규모는 2004년 공사 출범 당시와 같은 2조 원이다. 주택금융 시장의 규모는 날로 확대되고 있지만 공사의 자본금 규모는 이를 전혀 반영하지 못하고 있는 것이다. 이에 따라 자본금 한도를 5조 원 수준으로 높여야 한다는 지적이 일고 있다. 이와 관련한 법률 개정안을 발의한 이운룡(새누리당) 의원은 "정부의 가계부채 구조개선 추진을 위한 정책모기지 지원 규모를 확대하기 위해서는 주택금융공사의 자본금 한도를 상향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 부산화 핵심전략
- 운용자금 1조 부산銀에 예치, 지역경제 활성화
- 지역인재 채용·콜센터 이전 검토
주택금융공사의 부산화 전략의 핵심은 지역 금융기관과의 연계다. 지역 기업과의 협력에 따른 결실은 고스란히 지역사회로 돌아갈 것이라고 믿기 때문이다. 이를 위해 주택금융공사는 지역 대표 금융기관인 부산은행과 강력한 파트너십 구축에 나섰다.
주택금융공사는 부산은행과 지난달 11일 '공동 사회공헌활동 협약식'을 체결한 데 이어 지난 4일에는 '지역민의 주거복지 증진을 위한 포괄업무제휴 협약식'을 가졌다. 주택금융공사는 이를 통해 부산은행과 ▷지역 맞춤형 사회공헌활동 공동 실시 ▷주택금융 협약상품 출시 ▷서민지원 주택금융활성화 홍보 협력 등에 협력하기로 했다.
주택금융공사는 이전 금융공기업 중 가장 많은 운용자금을 부산은행에 예치하고 있기도 하다. 지난해 1조2700억 원의 운용자금을 부산은행에 예치한 주택금융공사는 지난 2일 기준으로 9400억 원을 맡기고 있다. 주택금융공사 관계자는 "운용자금이 부산으로 유입되면 지역기업과 가계의 유동성이 개선돼 지역 경제 활성화에 도움이 될 것으로 기대한다"고 말했다.
주택금융공사는 이와는 별도로 공사 특성에 맞춰 '사랑의 집짓기 사업', '취약계층 돌봄사업' 등을 통해 지역민에게 더욱 다가가는 한편 지역 주민의 고용 확대를 위해 지역인재 채용비율을 점진적으로 높여나갈 계획이다. 주택금융공사는 또 현재 서울에 위치한 콜센터를 부산으로 이전해 고용을 확대하는 방안을 검토하고 있다.
# 김재천 사장
- "월세 보증상품 개발 서민 주거안정 기여"
한국주택금융공사 김재천(사진) 사장은 공사의 핵심 기능인 서민들의 주거 안정에 기여하기 위해 최선을 다하겠다는 뜻을 밝혔다.
김 사장은 "올해 중반 이후 들어서면 미국 금리 인상 가능성이 있기 때문에 단기변동금리로 대출 받은 가계가 상당히 타격을 입을 수 있다"면서 "가계부채 구조개선 지원, 임대차 시장의 구조 변화 대응, 전·월세 시장 안정화 등을 통해 서민들의 주거 환경이 안정되는 데 모든 역량을 집중할 것"이라고 말했다. 김 사장은 월세 비중이 급격하게 늘어나는 주택시장의 흐름에 맞춰 월세보증 상품 등 다양한 방식의 상품 출시를 계획하고 있다.
김 사장은 지난해 성장세가 잠시 주춤했던 주택연금의 활성화 방안 마련에도 힘을 쏟고 있다. 그는 "올해 주택연금 목표실적을 6500건으로 잡았다. 이를 위해 여러 가지 새로운 상품을 개발해 주택연금이 다시 한 번 확산될 수 있도록 하겠다"고 강조했다.
지난 4일 열린 공사 창립 11주년 기념식에서 김 사장은 '국민과 함께 성장하는 글로벌 주택금융 리더'를 새로운 비전으로 제시했다.
그는 "공사를 세계적인 수준의 주택금융기관으로 발전시키고, 그에 따른 열매를 국민과 함께 나누겠다는 의미"라고 설명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