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 상반기 대졸 신규채용 계획을 확정하지 않은 대기업이 65%에 달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또 지난해 채용 인원보다 많이 뽑겠다는 기업은 5.8%에 불과했다. 이는 불과 6개월 전 조사에서 대기업 68%가 '신규채용 규모를 지난해(2013년) 수준 이상으로 유지하겠다'고 밝힌 것과 상반되는 결과다. 올해 대졸 취업자의 취업문 뚫기가 더 어려워졌다는 의미다.

전국경제인연합회(전경련)는 매출액 상위 500대 기업 중 종업원 수가 300명 이상인 207개사를 대상으로 '2015년 상반기 신규채용 계획'을 조사한 결과 64.7%인 134개사가 아직 채용계획을 세우지 못한 것으로 조사됐다고 2일 밝혔다. 나머지는 ▷지난해만큼 뽑겠다(37개사·17.9%) ▷지난해보다 덜 뽑겠다(14개사·6.8%) ▷지난해보다 더 뽑겠다(12개사·5.8%) ▷한 명도 뽑지 않겠다(10개사·4.8%)고 답했다.

이는 지난해 '바늘구멍'으로 비유된 취업문이 올 들어 개선되기는커녕 더욱 암울한 상황으로 전개되고 있다는 의미로 분석된다. 실제로 전경련이 지난해 9월 발표한 '2014년 신규채용 계획' 조사 결과를 보면 당시 응답기업 206개사 중 68%인 140개사가 "하반기 신규채용 인원을 지난해(2013년) 수준으로 유지(52.9%)하거나 더 뽑겠다(15.1%)"고 답했다. '더 뽑겠다'고 답한 기업의 비율만 놓고 보면 불과 6개월 동안 3분의 1(15.1%→5.8%) 수준으로 축소된 셈이다. 전경련 이철행 고용노사팀장은 "올 상반기 대졸 취업난이 심각한 수준에 도달했다는 것을 의미한다"고 말했다.

신규채용을 늘리지 못하는 이유(중복응답)로는 국내외 업종경기 악화(26.4%)와 회사 내부상황 악화(23.6%) 등 경제·경영상 요인이 절반 이상을 차지했다. 정년연장에 따른 퇴직인원 감소로 정원 관리가 필요하다는 응답도 23.6%였다. 성별로는 신규채용 직원 중 여성 선발 비중(23.4%)이 남성(76.6%)과 비교해 3분의 1 수준에 그쳤다. 그나마 여성 선발 비율이 높은 업종은 운수업(43.3%)과 정보서비스업(30.0%) 정도였다. 한편 207개 기업 중 10개사(4.8%)는 올해 구조조정 계획이 있다고 밝혔다. 구조조정 이유는 '적자 누적 등 계속된 실적 악화'(6곳)가 가장 많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