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예산 절반 줄여 혜택은 감소
- "부활 반갑지만 지원 더 늘려야"

부산시의 '해외인턴 취업 지원사업(이하 해외인턴 사업)'이 부활된다. 시는 올해부터 대학생을 선발해 국외 현지기업에 인턴으로 보내는 사업을 전면 폐지했지만, 지역 대학들의 반발(본지 지난달 22일 자 1면 보도)이 일자 서둘러 보완책을 내놓았다.

사업은 명맥을 잇게 됐지만, 예산은 반 토막이 났다. 이 때문에 시가 해외인턴 사업의 취지를 외면한 채 단기적인 시각으로 사업을 평가하고 있다는 지적이 일고 있다.

시는 올해 상반기에 추경예산 10억 원을 확보해 오는 7월부터 해외인턴 사업을 재개하겠다고 25일 밝혔다. 다만, 시는 기존에 일선 대학에 맡겼던 학생 선발과 교육, 해외기업 취업 알선 등 업무를 부산상공회의소와 부산경영자총협회, 중소기업중앙회 부산울산본부 등 경제단체로 이관시켜 진행할 계획이다.

시는 2004년부터 11년간 연 20억 원 규모로 일선 대학의 해외인턴 사업을 지원해 왔다. 시는 지금까지 지원을 받은 부산지역 22개 대학으로부터 자료를 취합한 결과 ▷당해연도 현지 취업률 45% ▷1년 이후까지 취업상태인 취업률 37% ▷2년 이후 취업률 26% ▷11년간 평균 취업률 15.5%로 실효성이 낮은 것으로 판단했다고 밝혔다.

시 관계자는 "대학보다는 해외 기업과 네트워크가 있고, 해외인턴 사업을 해 본 경험이 있는 경제단체가 사업을 맡아 진행하는 것이 효율적"이라고 밝혔다.

지역 상공계와 대학들도 시의 이 같은 사업 운영주체 전환에는 대체적으로 동의하고 있다. 하지만 예산 규모가 절반으로 줄어들면서 학생들의 혜택도 대폭 줄어든다. 기존에는 매년 500~550명이 해외인턴으로 선발됐지만, 예산 감소로 올해는 250명 정도만이 혜택을 볼 전망이다. 이 때문에 지역대학과 상공계는 해외인턴 사업의 예산 축소에 대해 '단견 행정'이라고 비판하고 있다. 일자리 창출에 '올인'한 시가 해외인턴 사업의 장기적인 잠재력을 과소평가한 채 취업률처럼 표면으로 드러나는 단기 지표에만 매달려 있다는 것이다.

지역 A대학 관계자는 "해외인턴을 경험한 학생은 국내 취업에서도 경쟁력을 가지는 것은 물론 향후 무역업 등 창업을 할 경우에도 해외인턴 경험은 훌륭한 자산이 될 수 있다"며 "단순히 취업률이 낮다는 이유로 학생들이 받을 수 있는 혜택을 줄이는 것은 바람직하지 않다"고 지적했다.

지역상공계 관계자는 "해외기업에서 인턴 생활을 해 본 경험은 국내기업에 취업한 이후에도 자신과 회사의 경쟁력을 키울 수 있는 좋은 발판이 될 것"이라며 "내년부터는 예산을 전액 복원해 지역 학생들이 국제 경쟁력을 키워나갈 수 있도록 사업을 지속적으로 전개해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