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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지난해 11월 부산으로 이전한 예탁결제원이 들어선 부산국제금융센터(BIFC). 국제신문DB |
- 글로벌 금융자본 끌어들이고
- 아시아 펀드허브 조성 위해
- 완전 민영기업으로 해제 절실
- 증권 거래 효율·투명성 높이려면
- 전자장부 시스템도 구축해야
지난해 본사를 부산으로 이전한 한국예탁결제원에는 최근 반가운 소식이 전해졌다. 지난달 29일 열린 기획재정부의 공공기관운영위원회를 통해 '준정부기관'에서 기타공공기관으로 변경된 것이다. 이에 따라 예탁결제원은 당장 금융당국의 관리 감독 부담을 덜어낼 수 있게 됐다. 동북아 금융허브를 꿈꾸는 부산으로서도 예탁결제원의 기타공공기관 전환은 희소식이다. 그러나 예탁결제원이 금융중심도시 부산의 한 축을 담당하기 위해 풀어야 할 과제도 많이 남아 있다.
■글로벌 종합증권서비스 꿈꾼다
예탁결제원은 그동안 준정부기관으로 분류돼 감사원과 금융위원회, 금융감독원, 기획재정부의 관리·감독을 받았다. 그러나 기타공공기관으로 변경되면서 관리가 금융위로 일원화됐다. 이에 따라 예탁결제원은 시장성 기업으로 발전할 기반을 갖추었다.
예탁결제원은 기타공공기관 전환에 따라 세계 일류 종합증권서비스기업으로 발돋움하겠다는 비전을 제시했다. 비전 달성을 위해 ▷증권의 전자화를 통한 국내 예탁결제산업의 업그레이드 ▷자본시장의 신성장동력 발굴 ▷글로벌 서비스 확대를 통한 금융한류 확산 ▷시장성기업으로의 변화 등의 구체적인 방안도 마련했다.
우선 예탁결제산업을 국제적인 수준으로 끌어올리기 위해 장외 채권과 대차 거래의 청산 및 채권결제 자동대차 서비스를 제공해 결제안정성을 제고하는 한편 전자투표 및 전자위임장 권유 시스템의 이용을 활성화할 방침이다.
자본시장의 새로운 성장동력 발굴을 위해 부산의 창조경제혁신센터와 연계해 창업기업의 자금조달을 지원하는 투자형 크라우드펀드의 발행 및 예탁, 명부관리 등의 서비스를 제공할 계획이다. 또 위안화표시 채권의 증권·대금 동시결제체계를 구축하고, 중국의 예탁결제회사 등과 연계한 위안화 예탁결제서비스를 제공함으로써 '금융한류'의 확산에도 힘쓸 예정이다. 여기에다 브라질과 멕시코, 인도네시아 등 해외 예탁결제서비스 대상을 확대하고 국제예탁결제회사와의 연계를 확대해 국가 간 펀드 거래의 효율성을 높일 방침이다. 향후 예탁결제원은 룩셈부르크와 같은 펀드 허브를 구축하기 위해 '아시아펀드거래표준화포럼' 창설을 계획하고 있다.
■공공기관 해제·전자증권 도입 절실
예탁결제원이 명실상부한 글로벌 기업으로 성장하기 위해서는 공공기관에서 완전 해제돼 민영기업으로 전환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높다. 외국의 경우에도 예탁결제업무는 공공서비스가 아닌 증권시장 이용자를 위한 산업진흥서비스 또는 상업서비스로 인식돼 민간금융회사로 운영되고 있다. 특히 정부가 지분을 직접 소유하는 기관도 기타공공기관으로 분류되고 있고, 대주주인 한국거래소가 공공기관에서 지정 해제된 마당에 예탁원이 더이상 기타공공기관으로 남아 있어야 할 이유도 없어졌다.
현재 예탁결제원의 발목을 잡고 있는 것은 '독점적인 수익 비중'이다. 공공기관 지정 해제를 위해서는 독점적 수익 비중이 50% 밑으로 내려가야 하는데 아직 예탁원은 요건을 충족시키지 못하고 있다. 예탁원 관계자는 "사업 포트폴리오를 비독점적·부가가치 업무 중심으로 재편하고 비상장 기반 업무를 강화하면서 법적 요건에 점차 다가설 것"이라며 "기타공공기관 지정 해제에 대한 지역의 여론 형성이 반드시 필요하다"고 말했다.
전자증권제도 도입도 예탁원이 풀어야 할 주요 과제 중 하나다. 현재 전자증권 제도 도입을 골자로 하는 '증권 등의 전자등록에 관한 법률안'이 이종걸(새정치민주연합) 의원의 대표 발의로 국회에 계류 중이지만, 입법화 여부는 불투명한 상태다. 전자증권제도는 기존 증권에 대한 권리가 실물증권을 기초로 성립됐던 것과 달리 발행 양도 상환 등 유가증권에 관한 모든 권리가 전산화된 전자장부에 의해 발생하는 것을 뜻한다. 이 제도가 도입되면 증권거래에 있어 효율성과 투명성이 높아진다. 이런 이유로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34개국 중 31개국이 이미 채택해 시행하고 있다. 국내 최초의 전자증권인 전자단기사채는 제도 시행 2년 만에 발행량이 500조 원을 돌파하며 전자증권제도의 성공 가능성을 제시했다.
박인호 부산금융도시시민연대 공동대표는 "전자증권제도 도입은 금융도시 부산의 성장을 앞당길 수 있는 중요한 요인이 될 수 있다"면서 "지역 정치권과 금융기관, 시민단체가 제도 도입에 힘을 모아야 한다"고 주문했다.
# 지역 대학·은행과 손잡고 거래 트고…'부산화' 작업 가속
- 예탁원이 내는 세금 年 120억
- 200만 가구 주민세와 맞먹어
한국예탁결제원은 부산으로 본사를 이전한 이후 '부산화' 작업을 차질없이 시행하고 있다. 지난해 11월 이전을 완료한 예탁결제원은 ▷기획 ▷경영지원 ▷청산·결제 ▷펀드 결제 ▷증권정보 ▷해외사업 ▷IT ▷연구개발 등 핵심 기능을 모두 부산으로 옮겨 왔다. 전체 직원 500명 중 약 58%에 해당하는 290명이 부산에 새롭게 터를 잡았다. 오는 6월까지 예탁원의 모든 업무시스템에 대한 백업기능을 수행하는 백업 시스템을 부산 본사 IT센터에 구축할 예정이다.
예탁원은 지난해 11월 동아대와 산학연계 협약을 맺는가 하면, 이전 공공기관 중에서는 처음으로 부산은행과 금융거래를 본격적으로 개시했다.
예탁원은 또 현재 경기도 고양에서 운영 중인 증권박물관을 폐쇄하는 대신 부산에 새롭게 증권박물관을 지어 지역민들의 경제 교육의 장으로 활용할 계획을 갖고 있다. 이 밖에도 지역 장학사업, 지역 인재채용, 지역기업 물품 및 서비스 구매 확대 등을 통해 지역 밀착형 활동을 강화하고 있다.
예탁원은 부산시의 세수 증대에도 기여하고 있다. 예탁원이 운용하는 법인지방소득세 원천징수분에 대한 수익과 외국인 등의 배당소득에 대한 지방소득세, 예탁원이 직접 내는 지방세 등을 합치면 연간 120억 원에 달한다. 이를 부산 인구 1인당 지방세 부담액(79만 원)을 기준으로 계산하면 1만5200명이 늘어나는 효과와 같다. 또 가구당 부담하는 주민세(6000원)를 기준으로 환산하면 약 200만 가구가 주민세를 납부하는 효과가 있다.
예탁결제원 관계자는 "세수 확대와 함께 사회공헌 활동을 강화해 진정한 부산기업으로 거듭날 계획"이라고 말했다.
# "예탁원 '캡테크'(자본 + 기술) 산업 키울 운동장 될 것"
■ 유재훈 예탁결제원 사장
"예탁원이 나아갈 길은 다각화와 국제화를 통해 세계적인 예탁회사들과 경쟁하는 것입니다."
한국예탁결제원 유재훈(사진) 사장은 선택과 집중을 통해 증권산업을 선도하는 서비스 기업으로 도약하겠다는 뜻을 밝혔다. 유 사장은 최근 이슈가 되고 있는 '핀테크(FinTech·금융+기술)'와는 또다른 개념인 '캡테크(CapTech·자본+기술)'를 강조했다. 그는 "현재 핀테크에 대한 논의가 지급결제와 인터넷뱅킹 중심으로 이루어지고 있는데, 자본시장에서도 투자자문에 대한 역할을 할 수 있는 캡테크 시스템 개발에 주목해야 한다"면서 "예탁원은 캡테크 관련 산업이 성장할 수 있는 운동장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유 사장은 캡테크 활성화를 위해 전자증권제도 도입이 시급하다고 밝혔다. 그는 "전자증권제도는 캡테크 활성화에 있어 가장 중요한 요소"라며 "전면 시행에 최소 2~3년이 걸리는 만큼 올해 상반기 중으로 입법이 돼야 한다"고 강조했다. 유 사장은 또 의결권 산업 지원 생태계 조성, 글로벌법인식별코드(LEI) 발급서비스 활성화, 퇴직연금 지원 플랫폼 구축 등을 통해 예탁원을 세계적인 종합증권서비스 기업으로 발전시키겠다고 밝혔다.
◇ 예탁결제원 통한 증시관련 대금 추이 |
2011년 |
9514조 원 |
2012년 |
1경2890조 원 |
2013년 |
1경4717조 원 |
2014년 |
1경7779조 원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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