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해 출범한 해운동맹(얼라이언스) '오션3'와 제휴를 맺은 부산항 신항 부산신항컨테이너터미널(BNCT). 지난달 21일 세계 3위 해운선사인 프랑스 CMA-CGM의 비발디호, 26일 아랍에미리트 연합해운(UASC)의 부비얀호, 29일 중국 차이나시핑의 노던 주버널호가 컨테이너를 싣고 잇달아 입항했다. 지난해까지 북항에 기항 중인 CMA-CGM, 차이나시핑, 연합해운 물동량(연간 60만~70만 TEU·1TEU는 길이 6m짜리 컨테이너 한 대분)이 올 들어 대거 신항으로 이동할 조짐을 보이고 있다. 선사가 신항으로 옮겨가면 북항에 내려진 컨테이너를 일본 동남아 등지에 실어 나르는 국내 연근해선사의 '피더' 물량도 연쇄적으로 타격을 받을 전망이다.

해운동맹이 출범하면서 가뜩이나 위기에 처한 부산항 북항이 직격탄을 맞고 있다. 북항이 컨테이너 물동량을 신항에 뺏겨 경영난을 겪는 상황에서 신항 쏠림현상이 더 심해지면 북항의 공동화(空洞化)가 우려된다. 한국해양수산개발원(KMI) 김근섭 부연구위원은 10일 "북항 부두운영사가 물동량 감소에 따른 하역료 출혈경쟁으로 적자가 쌓이면 대량 인력 감축으로 이어져 사회문제가 될 수 있다"고 지적했다.

연근해선사도 어렵기는 마찬가지. 신항 부두운영사가 물량이 많은 원양선사 위주로 운영하면서 선석을 제대로 배정받지 못해서다. 한국선주협회는 신항에 연근해선사 전용부두를 확보해 달라고 최근 해양수산부에 건의했다.

 본격적인 해운동맹 체제 출범을 계기로 북항과 신항으로 쪼개져 비효율적인 부산항의 컨테이너 기능을 신항으로 일원화하고, 북항 컨테이너 부두운영사(4개)를 통합하는 등 부산항의 기능 재배치를 앞당겨야 한다고 전문가들은 입을 모은다. 또 부산항 전체 물동량의 92.2%를 차지하는 컨테이너 일변도의 항만정책에서 탈피해 배후단지·벙커링·선용품·크루즈산업 등이 결합한 '고부가가치 항만비즈니스 클러스터'를 육성해야 한다는 지적이 나온다. 본지는 지속 가능한 부산항의 발전전략을 짚어보는 기획시리즈를 마련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