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채권 금리는 채권 가격과 반비례한다'.

이해가 안될지 모른다. 그러나 금리가 낮은 국채는 높은 가격에 거래되고, 금리가 높은 투기등급의 회사채는 낮은 가격에 거래된다면 이해가 될 것이다. 채권 이야기를 하려는 것은 아니다. 다만, 이 논리는 채권뿐만 아니라 주식에서도 통용되는 보편 타당한 진리에 가깝다.

한국은 성장률이 극히 낮아진 저성장 시대에 들어섰다. 전세계적인 디플레이션 국면의 영향도 있지만, 그 이면에는 한국의 산업화가 이미 완숙기에 이르게 된 영향이 더 크다고 생각한다. 이런 이유로 대다수의 투자자들은 성장률의 하락을 곧 경기침체와 주식시장의 하락국면으로 예상하며 비관론에 빠져들지만 필자의 생각은 다르다.

저성장 국면에는 사람들의 금리, 수익률에 대한 기대치가 무척 낮아진다. 예를 들어 정기예금 금리가 10%를 상회하던 시기에는 주식투자를 위한 유인 조건은 20% 이상의 수익률이었다. 그러나 앞에서 언급한 내용 중 채권을 주식으로 대체하면 '주식의 (요구)수익률과 주가는 반비례한다'는 말이 되는데, 주식의 기대치가 높을 경우에 주식은 오히려 저평가를 받는다는 의미로 받아들이면 된다. 쉬운 예로 경제성장률이 낮은 선진국의 PER(주가수익비율)은 경제성장률이 높은 후진국의 PER보다 월등히 높다는 근거를 들 수 있다. PER이 높을수록 고평가, 낮을수록 저평가 국면이라고 생각하면 된다.

즉, 구조적으로 중진국을 넘어서 선진국 진입을 눈앞에 둔 한국은 경제성장률이 낮아질수록 저PER가 아닌 고PER을 적용받을 가능성이 크다. 선진국은 평균 15이상의 PER를 인정받음에도 한국은 평균 10에 불과했던 것에서 탈피해 어쩌면 비약적으로 주가지수가 상승할지도 모른다.

물론 자본주의 미래에 대한 불확실성과 우리가 성공적으로 선진국 대열에 안착하는지 여부가 관건이지만, 성장성의 둔화는 경제발전의 업보와도 같다. 중국도 이제는 성장률의 둔화를 염려하지만 누구도 중국의 증시가 암울하다고 하지 않는다. 저성장 현상을 좀 더 심도있게 고민해 보는 시간을 가져보시길 기대한다.

최재홍·현대증권 부산지점장