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청년채무자 대량 양산 우려
지난해 대학원을 졸업하고 지역의 한 대학병원에서 인턴으로 일하고 있는 강모(여·33)씨는 아직도 갚아야 할 학자금이 5000만 원이 넘는다. 대학에 다니면서 받은 학자금이 1000만 원 있었지만 대학 졸업 후 전문직을 선호한 강 씨는 취업 대신 의학전문대학원을 선택하면서 다시 학자금 대출을 받아야 했다. 대학원에 다니면서 결혼은 했지만 빠듯한 살림살이에 학자금을 받을 수밖에 없었던 강 씨는 학자금을 갚는 데 월급의 절반 이상을 쓰고 있고 앞으로 다 갚기까지는 4년 정도 더 걸릴 예정이다.
6일 대학교육연구소가 한국장학재단에 '정부학자금 대출 현황'에 대한 정보공개를 청구한 결과 전체 대출액이 2010년 말 3조7000억 원에서 2014년 말 10조7000억 원으로 4년 사이 2.9배 증가했다고 밝혔다.
일반상환 학자금은 2010년 2조9000억 원에서 지난해 5조1000억 원으로 1.8배, 든든학자금(취업 후 갚는 학자금)은 2010년 8000억 원에서 5조6000억 원으로 7배 증가했다. 2010년 70만 명이었던 학자금 대출자는 지난해 152만 명으로 배 이상 증가했다. 학생 1인당 평균 대출액도 같은 기간 525만 원에서 704만 원으로 34% 늘었다.
학자금 대출 규모는 커진 반면 든든학자금을 이용한 졸업생 3명 중 1명은 상환을 시작하지 못한 것으로 나타났다. 2010학년도부터 2013학년도 졸업자 중 든든학자금 대출자는 26만5182명으로 이 중 상환을 시작한 인원은 18만1121명으로 68.3%였다. 든든학자금은 연간소득이 4인 가족 최저생계비(2014년 기준 월 155만 원) 이상이면 의무적으로 상환을 시작해야 한다.
학자금 대출 연체자도 많았다. 2014년 12월 현재 학자금 연체자는 4만4620명이고 100만 원 이상 연체자가 4366명으로 10% 정도를 차지했다. 6개월 이상 학자금을 연체한 신용유의자는 2013년 4만1691명까지 늘었다가 작년에 2만231명으로 감소했다. 정부가 지난해 9월 학자금 장기연체자를 대상으로 원금 탕감, 장기분할 상환 등의 혜택을 준 결과로 풀이된다. 그러나 지난해 말 신용유의자의 17.6%(3548명)는 빚이 1000만 원 이상이고 이들 가운데 빚이 4000만 원이 넘는 사람도 55명이나 됐다.
대학교육연구소는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국가 중에서 미국 다음으로 비싼 대학 등록금 문제가 해결되지 않는 이상 학자금 대출 규모는 계속 증가할 것"이라며 "학자금 대출이 취업난과 채무압박에 시달리는 청년 채무자를 양산하는 폐단을 불러올 수 있다"고 지적했다.
이와 관련, 한국장학재단 관계자는 "재단의 학자금 대출이 2009년 시작됐기 때문에 누적 대출액은 그동안 꾸준히 증가했지만 연간 대출 규모가 갑자기 늘어난 것은 아니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