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증세·복지 논란 커지면서
- 구조개혁 이슈는 뒷전으로
- 경제 주도권 정치권 넘어가
박근혜 정부의 경제 부흥 책임을 떠맡은 '최경환(사진) 경제팀'이 발족 이후 7개월 만에 최대 위기를 맞았다. 취임 초기 설정한 경기부양책이 잘 먹혀들지 않는 데다 최근에는 복지 예산 논란에 발목이 잡히면서 진퇴양난에 빠진 꼴이 됐다. 이에 따라 현 정부가 주력했던 경제활성화와 구조개혁이 뒷전으로 밀려나는 것은 물론 경제정책의 주도권이 정치권으로 넘어가 기재부의 존재감이 사라졌다는 탄식도 나온다.
5일 최경환 경제부총리 겸 기재부 장관은 국회 기획재정위에서 업무보고회를 가졌다. 이 자리에서 최 부총리는 공공분야 등 4대부문 개혁에 매진하겠다고 밝히고 각종 경제 활성화 대책도 제시했다.
하지만 이런 의욕에도 현재의 상황을 고려하면 현 경제팀에 대한 기대치는 출범 초기보다 크게 낮아졌다는 것이 경제계의 시각이다. 우선 정치권의 관심이 '증세와 복지' 쪽에 기울면서 경제 주관 부서인 기재부의 역할이 크게 축소되는 형국이다. 최 부총리는 현 단계에서 증세는 없다는 입장을 여러 차례 언급했지만 여당에서마저 다른 목소리가 나오고 있다. 유승민 원내대표 등 정치권은 "복지는 재원이 없으면 안 된다"며 연일 증세에 무게를 둔 발언을 하고 있다. 결국 최 부총리는 이날 "현 경제상황 등을 봤을 때 증세를 논할 시기는 아니다"라면서도 "국회에서 국민 공감대 형성을 위해 나서주면 정부도 나름대로 고민을 해서 노력하겠다"며 한 발 물러서는 자세를 보였다.
우리 경제가 좀처럼 회복 조짐을 보이지 않고 잇단 정책 수정 등으로 대국민 신뢰도가 크게 하락한 것도 최경환 경제팀에 악재로 작용하고 있다. 경제계 일각에서는 국제 유가 하락 등 호재가 있는데도 소비자 물가가 2개월 연속 0%를 유지하는 등 저성장 기조가 이어지자 디플레이션이 오는 것이 아니냐는 우려마저 나오는 실정이다. 군인·사학연금 개혁과 연말정산 등과 관련해서는 기재부가 기존 정책을 부랴부랴 바꾸는 어처구니없는 일도 벌어졌다.
더 큰 문제는 내년 총선을 앞두고 각종 경제 활성화 관련 법안 통과 과정에서도 경제부처의 주장이 정치권 입김에 휘말릴 수밖에 없다는 점이다. 또 '증세와 복지' 논란이 가라앉지 않으면 서비스산업발전기본법 등 현재 계류 중인 10여 개 민생관련 법안의 관심도가 줄어 2월 임시국회 때 처리가 힘들 것이라는 전망도 제기된다. 여기에 증세 갈등 등 여파로 여당까지 등을 돌리면서 경제정책 협의 과정에서 난항이 예상돼 최경환 경제팀은 더 궁지에 몰릴 수밖에 없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