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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2일 부산 남구 문현동 부산국제금융센터(BIFC) 내에 자리잡은 해양금융종합센터 직원들이 업무를 보고 있다. 해양금융종합센터는 해양금융의 핵심 역할을 하는 기관이다. 강덕철 선임기자 kangdc@kookje.co.kr |
- 해운·조선업 지원 기금 모으고
- 해운보증기구 곧 출범하지만
- 글로벌 투자 유치 등 이끌
- 해운거래소 설립 여전히 불투명
- 발틱거래소 운영하는 영국
- 세계 해운업계서 막강한 입김
부산이 명실상부한 국제금융도시로 도약하기 위해서는 해양·선박금융과 파생상품 시장 등 특화금융을 우선적으로 육성·발전시켜야 한다는 게 전문가들의 공통적인 의견이다. 특히 부산은 '해양수도'인 만큼 관련 인프라가 잘 구축돼 있어 해양금융을 발전시키기에 최적의 조건을 갖췄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실제 세계적인 컨설팅업체인 영국 지옌(Z/Yen) 그룹은 지난해 12월 발표한 조사연구보고서를 통해 "부산은 세계 물류 흐름의 동북아 중심에 위치한 만큼 머지않은 미래에 세계 최고 수준의 해양금융 중심지로 도약할 것"이라고 밝혔다.
■해양금융 활성화 시동
부산에서는 현재 해양금융 활성화를 위한 하드웨어 및 소프트웨어 구축 작업이 한창이다. 소프트웨어 측면에서 가장 눈에 띄는 것은 대형 선박펀드의 조성이다. 대표적인 것이 수출입은행(수은) 주도의 '에코십펀드'와 산업은행(산은)이 주축이 된 'KDB 오션 밸류-업 펀드'다.
에코십펀드는 국내 해운·조선업을 지원하고 선박펀드 시장을 활성화하기 위해 조성된 것으로 규모는 1조 원 수준이다. 이 중 수은은 25%를 참여하고 나머지는 국내 투자기관의 참여로 이뤄진다. 이미 국민연금관리공단 삼성생명 등이 투자 의사를 내비쳤고, 지역 대표은행인 부산은행도 1000억 원 규모의 참여의향서(LO)를 전달했다. 수출입은행 관계자는 "에코십펀드를 통한 첫 지원을 성공적으로 마치면 해운업 전망에 대한 긍정적 신호를 시장에 줄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한다"고 말했다.
산은이 주도하는 펀드의 규모도 10억 달러(약 1조 원)에 달한다. 산은은 이 펀드를 통해 중소·중견 해운사 신규 선박 건조 발주와 중고 선박 매입을 지원할 계획이다. 부산은행은 이 펀드에도 1000억 원가량을 투자할 계획이다.
하드웨어 구축도 잇따르고 있다. 해양금융 허브 역할을 할 해양금융종합센터가 지난해 11월 부산국제금융센터(BIFC)에 문을 연 데 이어 해양금융의 한 축을 담당할 해운보증기구의 출범도 임박했다. 해운업계의 자금을 지원하는 해운보증기구는 애초 지난해 출범 예정이었으나 재원마련 등 문제로 출범이 다소 늦어졌다. 현재 수은과 산은이 각각 300억 원씩을 출자해 설립 등기를 마친 상태로, 정부의 정책금융 1000억 원 정도가 더해져 정식 출범할 계획이다. 여기에다 한국선주협회가 최근 100억 원을 직접 출자하기로 하면서 민간 출자자 모집에도 탄력이 붙을 전망이다. 지역 해운업계 관계자는 "해운보증기구가 출범하면 장기불황으로 어려움을 겪는 중소 해운사와 조선사 등에 유동성 공급이 원활해질 것으로 기대된다"고 말했다.
■아직 갈 길은 멀다
해양금융종합센터와 해운보증기구가 부산에 위치하지만 해양금융 발전과 글로벌 투자 유치 등의 기능을 담당할 국제해운거래소의 설립은 여전히 불투명하다. 부산시는 2010년 1월 해운거래소 설립을 위한 기본계획을 수립했으나 지금까지 실질적인 계획 수립에 속도를 내지 못하고 있다. 해운거래소는 선박의 매매·용선 등의 거래가 이뤄지고, 전 세계 해운 시황 정보를 제공하는 한편 운임지수를 바탕으로 한 파생상품을 거래한다. 이런 이유로 해운거래소가 있는 지역에 해운 금융회사와 관련 기업 몰리고 다양한 해양산업이 동반 성장하게 된다.
전문가들은 부산이 영국을 벤치마킹해 한국형 국제해운거래소 설립과 새로운 해상운임지수를 도입할 필요가 있다고 주문한다. 영국 발틱해운거래소가 발표하는 '벌크선 운임지수(BID)'는 국제적으로 가장 많이 이용되는 해상운임지수다. 또 선박 매매에 필요한 선박 자산 평가 자료는 영국의 클락슨사에 의존하고 있다.
선박 보유량 등에서 선두 그룹과 한참 멀어진 영국이 세계 해운업계에 막강한 영향력을 행사할 수 있는 것은 운임지수나 선박 평가 정보 등을 장악하고 있기 때문이다. 해운거래정보센터 관계자는 "물리적으로 기관들이 이전하고 설립된다고 해서 자연스럽게 시장이 형성되고 발전하는 것은 아니다. 해운시황정보 제공과 운임지수 발표를 통해 글로벌 투자자를 모아야 한다"고 말했다. 여기에다 수산물거래소 해저자원·해양기술거래소 등이 함께 들어서야 비로소 부산이 해양특화 금융중심지가 될 수 있다는 게 전문가들의 의견이다.
해외 기업의 적극적인 투자를 유치해 선박 펀드의 규모를 키워야 할 필요성도 제기되고 있다. 현재 수은과 산은이 주도하는 선박 펀드의 투자자는 국내 기관으로 한정돼 있어 규모 확대에 제한적일 수밖에 없다는 지적이다. 문현금융단지 조성에 핵심적 역할을 한 김정훈 국회의원은 "선박펀드 규모가 최소 5조 원 수준은 돼야 한다"면서 "아랍에미리트연합(UAE) 등 금융 유동성이 풍부한 중동 국가들의 참여를 적극 유도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 3개 국책금융기관 선박금융 본부 한곳에
- BIFC 내 해양금융종합센터, 국내외 자금지원 등 머리 맞대
부산국제금융센터(BIFC) 20~22층에 자리 잡은 해양금융종합센터는 부산이 해양금융 중심지로 도약하는 데 핵심적인 역할을 할 기관이다.
센터에는 수출입은행 산업은행 무역보험공사 등 3개 국책 금융기관의 선박금융 관련 본부가 모두 들어와 있다. 각 본부 전문가가 ▷조선 또는 해양플랜트 ▷해운 ▷기자재 등 해양금융 관련 업무 전반을 공동으로 지원하고 있으며, 올해는 관련 인력 규모가 100여 명으로 늘어날 전망이다.
3개 기관이 센터에 들어온 것은 공동보조를 통해 대규모 지원이 필요한 기업이나 사업의 수요에 신속하게 대응하는 등 시너지 효과를 극대화하기 위해서다. 이 같은 설립 목적은 이미 가시적인 성과를 냈다. 지난해 10월 현대중공업으로부터 컨테이너선 8척을 구매하기로 계약한 그리스의 오션벌크 컨테이너사에 3억4000만 달러의 선박금융을 공동으로 지원하기로 한 것이다.
센터는 지난해 말 잔액 기준 59조 원이던 해양금융 규모를 2017년 말까지 100조 원 수준으로 확대한다는 계획이다. 이를 통해 국내 조선사의 경영정상화를 돕고, 어려움을 겪고 있는 지역 조선·해양 기자재 업체에 대한 지원도 강화할 방침이다.
이덕훈 한국수출입은행장은 "해양금융종합센터는 해양산업 중심지인 부산에 해양금융 기능을 집중시켜 조선·해운업계에 대한 지원을 강화하고, 부산을 '해양금융 허브'로 육성하려는 의지를 담은 기관"이라고 강조했다.
# 최성영 해양금융센터장
- "해양금융 성공 여부, 기관·기업 유치에 달려…정부·市 '당근' 내놔야"
"부산이 해양금융도시로 발전하기 위해서는 해양금융 관련 네트워크의 구축이 필수입니다." 최성영(사진) 해양금융종합센터장은 해양금융 활성화를 위한 열쇠로 관련 기관 유치 및 협력을 꼽았다. 최 센터장은 "센터와 해운보증기구 설립 및 선박운용회사 이전 등으로 해양금융도시로 발전할 수 있는 기본적인 인프라는 마련됐다"면서 "부산시와 센터가 협력해 조선·해운사와 법률 회사 등 관련 기관 및 기업을 부산으로 옮겨오는 것이 시급하다"고 주문했다.
최 센터장은 이를 위해 정부와 부산시가 각종 정책적 우대 조치를 마련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그는 "런던이나 싱가포르 등 세계적인 해양금융도시에 정부 당국의 적극적인 지원에 따라 글로벌 기업과 기관들이 모여들었다는 사실을 주목해야 한다"면서 "정부나 시가 가능한 모든 '당근'을 제시해 관련 기관을 불러들일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최 센터장은 부산에 위치한 해양금융 관련 기관 간 협력도 강조했다. 그는 "외국 선주가 자금을 조달할 때 경험이 부족한 상업은행에 선박금융을 소개해 실적을 쌓도록 하고 있다. 특히 상업은행에 우선변제권을 제공할 뿐 아니라 국제 비즈니스까지 가르쳐주고 있다"면서 "이처럼 해양금융종합센터와 국내 금융기관 및 기업 등이 협력한다면 해양금융 전체의 '파이'를 키울 수 있다"고 설명했다.
※세계주요금융센터 경쟁력 평가 (2014년 3월, 자료=부산국제금융도시추진센터)
1위 뉴욕
2위 런던
3위 홍콩
7위 서울
26위 카타르
27위 부산 (첫 진입)
28위 뮌헨
29위 두바이
30위 스톡홀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