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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클리어스트림뱅크 필립 셸 대표가 2일 한국예탁결제원 서울 여의도 사옥에서 본지와 인터뷰를 갖고 있다. 한국예탁결제원 제공 |
- 정부·민간 함께 홍보단 발족
- 도시브랜드 세계에 노출시켜야
- 언어·문화 제공 인프라 구축
- 외국기업 본부·지사 유치 노력
"밖(해외)으로 나가지 않으면 절대 살아남을 수 없다는 인식을 갖고 정부와 민간이 똘똘 뭉쳐야 합니다."
유럽 북서부에 위치한 룩셈부르크는 '작지만 강한 나라'로 불린다. 국가 면적(2586㎢)이 세계 179위에 불과하지만 지난해 1인당 국내총생산(GDP)은 11만6752달러로 세계 1위다. 글로벌 금융시장에서도 펀드 서비스와 해외채권 발행, 프라이빗 뱅킹(Private Banking) 등의 분야에서 세계 1위를 달리고 있다. 룩셈부르크의 이 같은 발전상은 동북아 금융중심지로의 도약을 추진 중인 부산과도 밀접한 연관이 있다. 부산지역 금융산업 발전의 '롤모델'로 룩셈부르크형 금융시스템이 부상하고 있기 때문이다.
클리어스트림뱅크(Clearstream Bank)의 필립 셸(Philippe Seyll) 투자펀드 서비스 대표는 2일 본지와의 인터뷰에서 "금융산업과 관련한 부산의 잠재력은 충분하다"며 "민관이 공동으로 참여하는 인력 풀이 마련된다면 룩셈부르크처럼 엄청난 금융시장의 발전을 이룰 것"이라고 말했다.
이 금융사는 룩셈부르크에 본사를 둔 세계 최대의 예탁결제 기관이다. 필립 셸 대표는 부산에 본사를 둔 한국예탁결제원과 '외국펀드 플랫폼 오픈' 기념식에 참석하기 위해 1박 2일의 일정으로 전날 한국을 방문했다.
그는 과거 룩셈부르크가 추진한 금융산업 발전 방안 등을 토대로 ▷부산을 글로벌 금융중심지로 만들겠다는 정부의 의지 ▷금융중심지 홍보를 위한 민관 합동 컨트롤타워 구성 ▷역동적인 펀드 협회 설립 ▷외국 정부와의 파트너십 구축 등을 추진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필립 셸 대표는 "부산이 룩셈부르크형 금융중심 도시로 거듭나기 위해서는 '부산'이라는 도시의 브랜드를 세계에 적극적으로 노출시켜야 한다"며 "이를 위해 금융협회를 만들거나 민관이 공동으로 참여하는 홍보단을 발족할 필요가 있다"고 밝혔다.
이어 그는 "룩셈부르크는 정부 차원에서 '룩셈부르크 더 파이낸스'라는 금융협회를 만들어 업계 관계자와 정부 관료가 전 세계를 다니며 심포지엄 등을 유치했다"며 "부산 역시 '밖으로 나가지 않으면 절대 살아남을 수 없다'는 의식을 가져야 한다"고 지적했다. 그는 부산의 해외 금융사 유치 방안에 대해서도 "외국 기업이 '부산에 본부나 지사를 둬야한다'는 필요성을 느끼게 하는 것이 중요하다"며 "언어(영어), 문화, 금융혜택 등을 제공할 수 있는 인프라 구축도 하나의 방법이 될 수 있다"고 말했다.
필립 셸 대표는 다만 '속도전'보다 '내실'을 주문했다. 당장 눈 앞의 성과를 내기 위해 성급하게 정책을 추진한다면 부작용이 발생할 수 있다는 것이다. 그는 "룩셈부르크가 현재의 위치까지 오는 데에는 30년의 노력이 필요했다"며 "특이한 점은 정부와 민간, 관련 업계 사람들 모두 한마음으로 룩셈부르크의 금융중심지 발전을 위해 노력했다는 것"이라고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