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연말정산 파동으로 불거진 법인세 인상 논란이 좀처럼 수그러들지 않고 있다.

청와대를 비롯한 정부 경제부처는 '법인세 인상을 통한 증세는 결코 없다'는 방침을 재차 천명했지만 야권과 소비자단체, 학계 일부에서는 재정 건전성 강화와 복지 재원 마련을 위해서는 법인세 인상이 반드시 필요하다고 주장하고 있다. 이에 실무부처인 기획재정부의 고민도 깊어지고 있다.

연일 대여 압박 수위를 높이고 있는 새정치민주연합은 26일에도 법인세 원상회복 검토를 정부 측에 요구했다. 새정련 측은 2009년부터 2013년까지 정부가 감면한 기업의 세금이 37조 원에 달한다며 대기업을 위해 서민들의 주머니를 훑는다고 비난했다. 장하준 영국 케임브리지대학 교수(경제학)도 법인세 인상을 요구하는 대열에 동참했다. 장 교수는 이날 한 라디오방송과의 인터뷰에서 기업 활동을 장려하는 데 법인세를 깎아주는 게 중요한 게 아니다라고 전제한 뒤 법인세 인상이 외국 투자 감소를 불러온다는 것도 근거가 없는 사실이라고 언급했다.

조세 관련 전문가들은 법인세 인상 논란의 출발점이 우리 나라의 세수부족에서 비롯된 것으로 보고 있다.

2012년 2조8000억 원이었던 세수부족액은 2013년 8조5000억 원, 지난해에는 11조5000억 원(정부 추정치)으로 늘었다. 올해도 세수부족이 예상되는만큼 정부가 약속한 복지 정책 등을 추진하기 위해서는 서민 부담 보다는 대기업의 법인세 인상을 통한 증세가 불가피하는 것이 야권의 주장이다. 현재 우리나라의 법인세율(최고명목세율)은 22% 수준이다. 경제 활성화를 위해 이명박 정부당시 25%에서 3%포인트가 내린 뒤 복원되지 않았다. 이 수치는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국가 평균인 23.3%보다 다소 낮다.

이에 대해 정부 측은 세계 각국이 법인세를 낮추는 추세인데 한국만 이를 역행하는 것은 여러 가지 부작용을 불러올 수 있다는 입장이다. 특히 경제 정책을 책임지고 있는 최경환 부총리 겸 기재부 장관은 최근 "연말정산 환급과 관련한 과도한 걱정이 법인세 증세 등의 논의로 불거지는 것은 적절하지 않다"고 선을 그었다.

하지만 일각에서는 여론의 향방에 따라 정부가 어떤 식으로든 세법을 손질할 수도 있다는 추측이 제기된다. 연말정산 파동으로 궁지에 몰린 정부로서는 여론이 악화될 경우, 더 이상 수수방관하기는 힘들기 때문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