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감면혜택까지 쏠림현상 문제

최근 5년간 국내 대기업 10개사의 법인세 감면액이 중소기업 42만 곳의 감면액보다 배 가까이 많았던 것으로 나타났다. 반면 같은 기간 이들 대기업이 납부한 법인세 규모는 전체 법인세의 13%를 차지하는 데 그쳤다. 최근 연말정산과 관련한 '직장인 세금폭탄' 논란에 이어 대기업에 대한 감세 혜택 역시 과도하게 이뤄지는 것 아니냐는 지적이 나온다.

국회 정무위원회 소속 새정치민주연합 김기준 의원은 국세청 자료를 근거로 공제감면세액 상위 1000대 법인의 법인세 신고현황(2008~2013년)을 분석한 결과 상위 10개 대기업이 감면액을 독차지한 것으로 조사됐다고 21일 밝혔다. 김 의원에 따르면 2013년 신고분 기준 전체 법인세 조세감면액은 9조3197억 원이었다. 이는 2008년 신고분(6조6988억 원)과 비교해 39%(2조6209억 원) 증가한 액수다. 이 가운데 공제감면 상위 10개 대기업은 4조2553억 원의 감면 혜택을 받았다. 전체 조세감면액 중 45.6%에 해당하는 액수다. 반면 42만 개 중소기업의 조세감면액은 2조1497억 원(23%)으로 대기업 10곳의 절반 수준에 머물렀다.

특히 2013년 신고분 기준 상위 10개 대기업의 조세감면액(4조2553억 원)은 2008년(2조4214억 원)보다 1조8339억 원(75.7%) 늘었다. 이 역시 전체 증가분(2조6209억 원)의 70.0%를 차지하는 규모다. 반면 42만 개 중소기업의 조세감면액은 2008년 2조2307억 원에서 2013년 2조1497억 원으로 오히려 810억 원 줄었다.

법인세 감면 혜택이 상위 10개 대기업에 몰린 것과 달리 이들 대기업이 2008년부터 2013년까지 납부한 법인세 총액은 4조7993억 원으로 같은 기간 전체 법인세(36조7540억 원)의 13.1%에 불과했다. 세금을 적게 내고도 감면 혜택을 많이 가져갔다는 의미다. 중소기업 뿐 아니라 '연말정산 피해'를 고스란히 떠안게 된 중산층과 직장인이 정부를 향해 상대적인 박탈감을 토로할 수 있는 대목이다.

실제로 지난해 말 발표된 국회예산정책처의 보고서를 보면 직장인의 연말정산 4대 소득공제(보험료·교육비·의료비·신용카드) 항목의 조세감면 규모는 2009년 5조9383억 원에서 올해 5조1420억 원으로 13.4%(7963억 원) 줄었다. 김 의원은 "연간 4조 원이 넘는 10개 대기업의 조세감면액을 10%만 줄여도 연말정산 대란을 해결할 수 있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