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기관·학계·경제전문가 망라
- 산업구조 개편 효과 극대화
- 부울경 자금 조달관계 구축
- BIFC 입주 금융기관
- 지역인재 채용 더 늘려야

'컨트롤타워가 없다'.

저부가가치형 산업 구조와 고령화·저출산, 이에 따른 성장률 둔화와 기업·인재의 지역 유출 등은 부산 경제의 후진성을 가져 온 대표적 요인으로 꼽힌다. 다수의 경제전문가는 올해 이 같은 악순환을 극복하기 위한 최우선 방안으로 ▷미래지향적 산업의 집중 육성 ▷청년층을 위한 양질의 일자리 창출 ▷부산국제금융센터(BIFC) 등 금융 인프라 활용 ▷산업구조 고도화를 통한 우수기업 유치 ▷청년층 창업활동을 위한 콘텐츠 확대 등을 추진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특히 지역 경제의 체질을 근본적으로 바꾸고 산업구조 개편에 따른 효과를 극대화하기 위해서는 동남권 기관과 학계, 경제전문가 집단이 모두 참여하는 컨트롤타워를 시급히 마련해야 한다고 입을 모았다.

■미래산업 총괄부서 구성 필요

왼쪽부터 주수현 센터장, 황삼진 센터장, 김태혁 교수

부산발전연구원(부발연) 미래전략연구센터 주수현 센터장은 14일 "부산이 저성장 구조를 탈피하지 못 하는 근본 원인은 산업구조의 후진성 때문"이라며 "지금까지의 정책적인 성과를 냉정히 평가한 뒤 지역 경제의 혁신을 위한 산업생태계를 조성해야 한다. 지식기반형 산업에 정책의 초점을 맞춰 양질의 고용을 확대하는 것도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주 센터장은 또 "부산 경제에 대한 문제는 과거부터 지적돼 왔으나 문제 해결을 위한 정책적인 노력은 체계적으로 이뤄지지 못 했다"며 "올해 미래지향적 전략 산업과 관련한 총괄부서를 구성하고 전문성을 가진 전담 인력을 확보해야 한다"고 말했다.

부산국제금융도시추진센터 황삼진 센터장도 금융산업과 관련한 컨트롤타워의 중요성을 강조했다. 그는 "부산은 금융 중심지에 맞게 많은 기관이 포진돼 있다"며 "금융과 실물경제, 행정기관과 경제 전문가 등이 동시에 논의할 수 있는 시스템을 갖춰야 한다"고 밝혔다. 경제전문가들의 이 같은 의견은 그간 부산시를 포함한 지역 기관의 경제위기 극복 방안이 컨트롤타워 부재와 기존 정책의 답습 등으로 별다른 효과를 내지 못 했다는 판단에 따른 것이다.

부발연에 따르면 2013년 시가 고부가가치형 산업을 육성하기 위해 내놓은 '신 전략산업' 개편 방안은 당시 지역 내 기업·협회·학계·연구기관 등 300여 명의 의견과 수십회에 달하는 공청회 등을 통해 수립됐다. 하지만 현재 이 방안과 관련한 전문가 집단의 참여는 부족한 상황이다. 계획 수립 주체인 부산시(경제정책과)가 사실상 도맡아 추진하고 있으며, 이마저도 시 내에서는 업무 추진 추체가 해양·금융·관광 등 부서별로 나뉘어져 있다. 학계와 기관 등을 아우르는 별도의 전담 그룹을 만들면 효율적 정책 수립이 가능하다는 게 전문가들의 지적이다.

■BIFC 활용해 우수기업 유치해야

부산의 '금융 중심지' 기능을 적극 활용해야 한다는 주장도 나왔다. 금융업이 고부가가치형 산업의 핵심 업종으로 분류되는 데다 부산국제금융센터(BIFC) 설립과 금융 공공기관의 이전 등으로 금융 발전을 위한 토대가 마련됐다는 이유에서다. 현재 BIFC에는 한국거래소와 부산은행 등 기존의 지역 금융기관뿐 아니라 대한주택보증과 한국예탁결제원 한국주택금융공사 등 수도권 소재 금융 공공기관이 이전을 완료했다. 부산대 김태혁(경영학과) 교수는 "2000여 명에 달하는 수도권 금융기관의 인력이 부산으로 이전했다는 것은 지역 경제를 활성화할 수 있는 기회가 마련됐다는 것을 의미한다"며 "자산운용사와 투자자문사 등 민간 금융사의 유입까지 늘어나면 금융산업을 넘어 지역 경제 전반의 발전을 기대할 수 있다"고 강조했다.

다만 김 교수는 'BIFC 효과'를 극대화하기 위해서는 ▷민간 금융사에 대한 세제혜택 강화 ▷부산이전 금융 공공기관의 '지역 인재 30%(전체 채용인원 대비) 채용' 준수 등 전제 조건이 뒤따라야 한다고 지적했다. 김 교수는 "BIFC 입주 금융기관의 지역 인재 채용규모가 늘면 수도권 고등학생들이 부산지역 대학으로 역류할 수 있는 모티브(동기)로 작용할 수 있을 것"이라며 "양질의 인력이 지역으로 유입될 경우 부산의 위상 제고와 산업 발전을 이룰 수 있다"고 강조했다.

황삼진 센터장은 "금융업은 실물경제의 핏줄과 같다"며 "BIFC 설립을 시작으로 금융업과 다른 산업의 동반 성장을 위한 대책을 서둘러 준비해야 한다"고 밝혔다. 특히 황 센터장은 경남 사천시의 우주항공 사업 등 동남권에서 새로 추진되고 있는 고부가가치형 사업을 예로 들며 이들 사업이 수도권 자금으로 진행되면 부산의 금융 기능은 무용지물이 될 것이라고 우려했다. 그는 "동남권 금융 산업의 중심축이자 수요처는 부산"이라며 "지역 간 원할한 교감을 통해 자금을 조달할 수 있는 관계를 만드는 것이 중요하다. 이를 위해서는 금융과 실물경제 부분이 상호 영역을 넘어 교류할 수 있는 의사소통 기구가 마련돼야 한다"고 말했다.


# 서비스산업 육성 전략

- 관광·MICE 국내외 네트워크 강화
- 걸맞은 당근·민간투자 유도

부산 경제의 체질을 고부가가치형 산업 중심으로 바꾸기 위해서는 지역 특화형 서비스산업에 대한 육성 방안을 시급히 마련해야 한다는 분석이 나왔다. 14일 부산경제진흥원을 포함한 복수의 경제기관은 올해 부산시 등이 역점을 두고 추진해야 할 핵심 정책으로 '서비스산업 육성'을 꼽았다. 특히 관광과 금융 등 경제적 파급효과가 큰 업종을 중심으로 국내·외 네트워크 구축을 강화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이는 지역의 서비스업이 대부분 도·소매 업종으로 이뤄져 신성장동력 확보에 어려움을 겪는 데다 문화·관광·금융·MICE(기업회의·컨벤션·전시박람회) 산업 등에 대한 지역의 육성 시스템이 수도권보다 영세한 수준에 머물고 있다는 판단에 따른 것이다. 실제로 2013년 기준 부산의 서비스업은 지역의 전체 산업 중 71.3%를 차지하고 있으나, 도·소매업(31.0%)과 음식·숙박업(20.0%)이 절반 이상을 차지하는 등 '산업 고도화' 차원에서 보면 사실상 낙제 수준이다.

부산경제진흥원 경제동향분석센터 관계자는 "가령 게임콘텐츠를 생산하는 부산의 기업이 지역에서 성공한다 해도 더 많은 투자 자금을 확보하기 위해 수도권으로 본사를 옮기는 경우가 있다"며 "이는 서비스업과 관련한 지역 내 기반이 영세하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이에 따라 부산경제진흥원 등은 지역의 서비스산업을 발전시키기 위한 방안으로 ▷MICE 산업에서의 전문 인력 양성 ▷민간투자 유도를 통한 금융 및 관광인프라 확충 ▷영화·게임 산업에서의 고부가가치형 콘텐츠 및 인재 육성 ▷의료관광 활성화와 서부산권 개발 등을 제시했다. 부가가치가 높은 영화·영상·관광산업에서의 고용 창출을 지금보다 늘리거나 지역을 대표하는 해양파생 특화 금융산업을 발전시켜 '수도권 자본'을 끌어오는 것에 정책의 초점을 맞춰야 한다는 것이다.

부산시도 서병수 시장 취임 이후 지난해 7월 발표한 'TNT 2030 계획'에서 오는 2030년까지 4조 원(국비+지방비)을 투입해 서비스산업을 포함한 기술 혁신과 12만개에 달하는 일자리를 창출하겠다고 밝혔다. 한편 전문가들은 부산지역 기업을 향해서도 ▷인재양성 프로그램 상시 가동 ▷적은 임금으로 우수인력을 고용하려는 그릇된 인식 전환 ▷수출경쟁력 강화를 위한 자체 프로그램 구축 등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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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전문가별 경제체질 개선 방안 구분  　　　　　　주수현 　　　　　　　　부산발전연구원 　　　　　　　　미래전략연구센터장 　　　　　　황삼진 　　　　　　　　부산국제금융도시추진센터 　　　　　　　　센터장 　　　　　　김태혁 　　　　　　　　부산대 교수 　　　　　　　　경영학과   내용 과거 성과 평가한 뒤 혁신적 산업생태계 조성 지식기반형 산업에서 양질의 고용 확대 해야 미래지향적 산업 관련 총괄부서 구성 필요 전문성 가진 전담 인력을 확보할 것 금융업과 다른 산업의 동반 성장 방안 마련해야 금융과 실물경제 아우르는 논의 기구 구성 필요 부산·울산·경남 간 원활한 자금조달 체계 만들어야 BIFC와 금융 공공기관의 인프라 적극 활용 필요 투자자문사 등 수도권 민간 금융사 유입 확대해야 부산이전 금융기관의 지역 인재 30% 채용 준수 부산시 등 관련 기관의 기업 세제혜택 강화 하드웨어보다 소프트웨어 중심의 정책 운영 필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