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평균 청약경쟁률 20 대 1' 조항

- 대기업 브랜드 선 분양 광풍땐

- 지역업체 사업 연기 등 피해

- 알박기 비용 미산정도 문제

부산지역 주택건설업계가 분양가 상한제를 탄력적으로 운용한다는 정부 방침에 우려를 나타냈다. 지난 9일 국토교통부가 입법예고한 주택법 개정안의 일부 조항이 중소 건설사에 불리하다는 판단 때문이다. 

12일 부산 주택건설업계에 따르면 국토부는 주택가격이 단기간에 급등하거나 급등할 우려가 있다고 판단되는 민간택지 아파트에 대해 국토부 장관이 위원장으로 있는 주택정책심의위원회 심의를 거쳐 상한제를 적용한다는 방침이다. 

특히 ▷최근 3개월간 아파트 매매가가 10% 이상 오르거나 ▷아파트 거래량이 전년보다 배 이상 급증한 지역 ▷최근 3개월간 청약 경쟁률이 20 대 1을 초과한 지역 등은 분양가 상한제의 적용 검토 대상이 된다. 

부산 주택업계 관계자는 "직전 3개월의 평균 청약 경쟁률을 기준으로 분양가 상한제 적용 여부를 판단한다면 지역의 중견 건설사들은 피해를 볼 수밖에 없다. 대기업 건설사가 먼저 분양을 해 청약 경쟁률이 높게 나오면 지역업체는 사업을 미루거나 최악의 경우 시기를 놓쳐 부동산 시장 분위기가 급변하면 분양을 포기해야 하는 것 아니냐"고 말했다. 이 관계자는 "지난해 부산의 청약 경쟁률을 보면 대기업 건설사들은 브랜드를 앞세워 100 대 1을 넘긴 경우도 있다. 지역 건설사 보호를 위해서는 입법 예고안의 기준을 재검토할 필요가 있다"고 지적했다.

주택법 개정안에 택지매입 과정의 문제는 개선되지 않았다는 의견도 있었다. 지역 중견 건설업체 관계자는 "기존 분양가 상한제의 가장 큰 문제는 건설사가 택지를 매입하는 과정에서 발생할 수 있는 알박기 등의 비용을 분양가 산정에 고려하지 않는다는 점이었다. 사업을 위해 알박기 땅을 비싼 값에 울며 겨자먹기로 구입하는데 감정평가액을 기준으로 분양가를 산정하기 때문에 알박기 토지의 매입 비용이 분양가에 포함되지 않는 것은 문제"라면서 "이번 주택법 개정안에 이에 대한 검토가 빠져 있다"고 지적했다. 주택건설협회 부산시회 관계자는 "지역 주택건설사들의 의견을 폭넓게 수렴해 필요하다면 정부에 건의서를 내겠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