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설립 취지·실효성 논란 여전
- 7개기관 윤번제 운영방식 탓
- 수도권·권역별 교육 치중도 문제

부산국제금융연수원의 교육 내용이 또 다시 실효성 논란을 낳고 있다. 지난해 9월 개원 당시 다수의 전문가로부터 '부산과 관련된 특화 교육이 부족하다'는 지적을 받았으나, 올해 교육과정 역시 해양·선박과 파생상품 등 지역의 금융산업과 밀접하게 연관된 내용이 10% 정도밖에 반영되지 않았기 때문이다. 연수원의 애초 설립 취지가 '선박 및 해양플랜트와 관련된 지역의 금융 전문인력 양성'이라는 점을 고려할 때 지역 특성에 맞는 프로그램을 더욱 확대해야 한다는 지적이 나온다.

8일 금융감독원과 부산국제금융연수원에 따르면 올 한 해 연수원에서는 ▷은행(13개) ▷금융투자(9개) ▷보험(5개) ▷여신(6개) 등 4개 부문 관련 33개 교육이 진행될 예정이다. 교육 대상 인원은 1100여 명으로 추산됐다. 이는 지난해(9~12월) 교육 과정(11개)보다 3배 많은 규모다. 인원도 지난해(259명)와 비교해 4배 이상 많다. 앞서 부산국제금융연수원은 지난해 9월 개원 이후 12월까지 4개월간 '개원 1년 차' 교육을 진행했다.

하지만 올해 33개 과정 중 해양 및 파생상품과 관련한 내용은 ▷해양·선박금융 실무(은행부문) ▷파생금융상품 이해(은행부문) ▷파생상품 투자(금융투자부문) ▷해상보험 및 선박금융 전문가 양성(보험부문) 등 4개(12.1%)에 불과했다. 단순 비율로만 보자면 지난해(9~12월) 18.2%(11개 중 2개)보다 낮은 수준이다. 나머지 29개 교육은 중소기업 신용분석과 PB(Private Banking·자산관리) 입문, 주식 실전매매 등 다른 지역의 금융 관련 교육기관에서도 진행 중이거나 수강할 수 있는 내용이었다. 연수원의 설립 취지 등을 고려할 때 교육의 질과 관련해 실효성 비판이 나올 수 있는 대목이다.

이는 연수원 운영에 참여하는 기관들이 보험연수원과 여신금융협회 등 대부분 수도권 중심으로 운영되는 기관인 데다 이들 기관의 컨트롤타워 역할을 할 주체마저 없기 때문이라는 지적이다. 현재 부산국제금융연수원은 금융관련 7개 기관이 1년마다 윤번제로 운영하는 방식을 갖고 있다. 해당 기관 중심의 권역별 교육에만 초점이 맞춰졌다는 지적이 나오는 이유다.

이에 대해 연수원 관계자는 "33개 과정만 교육하겠다는 것이 아니다"라며 "부산시 등과 수시로 협의해 지역 관련 특화교육을 늘리는 방안을 검토할 것"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