6일 부산관광공사 노조원이 경영정상화를 촉구하며 시청 앞에서 1인 시위를 하고 있다. 관광공사 노조 제공

부산지역 최대의 '내한 외국인 관광객(인바운드)' 전문 여행사 BS펀투어가 출범 1년여 만에 휴업에 들어간 사태(본지 6일 자 1·3면 보도) 이면에는 요우커(遊客·중국인 관광객)를 대상으로 한 출혈경쟁식 저가관광이 판을 치는 관광업계의 구조적인 문제가 자리하고 있다.

하지만 업계와 전문가들은 부산시와 부산관광공사 등 관광정책을 입안하고 실행하는 컨트롤타워의 역할 부재가 더 큰 영향을 미쳤다고 보고 있다. 특히 관광상품 개발과 인프라 확충, 마케팅 전략 수립 등을 전담해야 할 관광공사가 출범 이후 2년째 조직 내홍과 자립기반 부재로 제대로 뿌리를 내리지 못한 점은 이번 사태를 계기로 반드시 개선돼야 한다는 지적이다.

관광공사는 출범 당시 한국관광공사 출신을 외부 전문가라며 초대 사장으로 영입했지만 아르피나 시티투어 컨벤션뷰로 등 3개 조직이 합쳐지면서 화학적 결합을 이루지 못하고 내홍을 겪다 사장이 10개월 만에 사퇴했다. 두 번째 사장은 언론인 출신 비전문가가 영입됐지만, 역시 성과를 내지 못하면서 관광공사는 2년째 제자리걸음만 하고 있다.

2016년 '요우커 1000만 시대'를 앞두고 관광공사가 이번 사태를 교훈 삼아 '환골탈태'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높다. 본연의 역할인 '부산관광 컨트롤타워' 조직으로 자리매김하기 위해서는 차기 사장은 조직관리형이 아닌 관광전문가를 영입해야 한다는 것이 업계의 공통된 시각이다.

지역 관광업계 한 관계자는 "차기 사장은 출범 2년째 파행을 거듭하고 있는 관광공사 조직을 재건하는 것은 물론 부산관광의 정책 시스템을 완전 탈바꿈시켜 새판을 짤 수 있는 인물이어야 한다"고 말했다.

하지만 벌써 서병수 부산시장의 선거캠프 출신 또는 퇴직 관료가 차기 사장 자리에 줄을 대고 있다는 '낙하산 인사' 소문이 돌고 있다. 김수병 전 사장의 사임도 시의 압력 때문이라는 소리마저 들려오고 있어 최근의 이 같은 움직임과 무관하지 않다는 분석이다.

관광공사의 경영정상화를 위한 자립기반 마련도 시급한 과제다. 시는 관광공사의 조속한 조직개편 방안 확정과 함께 경영정상화를 위한 개발사업, 시내 면세점사업 등 관광공사의 '캐시카우(안정적인 수입원)' 확보도 뒤따라야 한다는 게 전문가들의 지적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