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일 부산 해운대구 우동 두산위브더제니스 상가 내 위치한 BS펀투어 사무실이 텅 빈 채 굳게 닫혀 있다. 전민철 기자 jmc@kookje.co.kr

부산지역 최대의 중국인 관광객(인바운드) 전문여행사인 BS펀투어가 출범 1년여 만에 휴업에 들어갔다. 사실상 문을 닫는 수순을 밟고 있다. BS펀투어의 휴업은 요우커(遊客·중국인 관광객) 600만 시대를 맞아 이들의 수혜에서 비켜난 부산관광의 민낯을 보여주는 상징적인 사건으로 업계에서는 받아들이고 있다.

BS펀투어는 지난 1일 자로 휴업에 들어갔다. 경리 직원 2명을 제외하고 직원 16명이 지난달 31일 자로 전원 사직했다. 5일 현재 모기업인 대원플러스건설이 파견한 직원을 합쳐 5명이 정리 작업을 하고 있다.

BS펀투어는 2013년 10월 일본인과 중국인 관광객을 국내로 모객하는 인바운드 업무를 위해 설립된 전문여행사다. 당시 중국인 관광객 특수가 예상된다는 정책적 필요에 따라 부산시는 적극적인 지원을 공언하며 민간주도의 인바운드 여행사 설립을 유도했다. 이에 따라 송정 한옥단지 건립과 해상케이블카 사업 등 지역의 관광 진흥에 관심이 많았던 대원플러스건설은 51억 원의 자본금을 출자해 BS펀투어를 설립했다.

하지만 부산 관광의 중심축인 일본인 관광객이 엔저와 반한 감정 등으로 급감한 데다 새로운 '블루 오션'인 요우커 시장마저 서울지역 여행사의 덤핑 공세에 밀려 BS펀투어는 어려움을 겪다 28억 원의 누적 적자를 견디지 못하고 폐업 직전 상황에 이르렀다. BS펀투어 최삼섭 회장은 "완전 휴업은 아니다. 향후 상황을 보고 판단할 생각이다. 지자체가 설립을 유도했지만 그동안 시 차원의 정책적 지원이 있었더라면 (좋았을 텐데)…"라며 아쉬움을 표시했다.

BS펀투어의 좌초는 부산관광의 민낯이자 암울한 미래가 그대로 투영돼 있다는 게 전문가들의 지적이다. 2, 3년 전부터 일본인 관광객의 빈자리를 중국인 관광객이 대체하면서 '요우커 시대'를 대비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제기됐다. 하지만 시와 관광공사는 물론 업계도 요우커 유치를 위한 부산만의 특화상품 개발 등 장기 전략을 세우지 못했다.

서울과 제주가 요우커의 90%를 독점하고 있는 상황에서 부산은 면세점 쇼핑 등 여전히 잠시 거쳐 가는 '짜깁기 코스'의 한계를 벗지 못했다는 것이 업계의 지적이다. 체류형 관광상품이 없다 보니 부산은 저가 관광의 '구색맞추기'식 경유지로 전락하는 상황에서 지역의 중국인 전문 인바운드 여행사는 설 땅이 없고 2016년 '요우커 1000만 시대'가 되더라도 부산은 특수를 누리기 어려울 것이라는 비관적 전망이 나온다.

한국청년여행사 임문수 대표는 "매력적인 관광상품과 인프라 개선을 위한 장기전략도 없이 면세점 쇼핑 위주의 단순 관광상품으로는 요우커를 불러들이는 데 한계가 있다"며 "인근 울산 경남 경주 등과 연계한 체류형 관광상품 개발과 함께 중국전문 여행사에 대한 과감한 정책적 지원 등이 병행돼야 한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