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일반공급 2만1900가구 과잉에도
- 45만 명이 1순위 청약 몰려 '호황'
- 기존 매매·전세는 보합세 '잠잠'
- 차익 노린 투기적 수요 우려도
2014년 부산 부동산시장에는 '청약 광풍'이 몰아쳤다. 부산의 청약통장 가입자 수 34만 명을 훨씬 뛰어넘는 약 50만 명이 신규 아파트 청약에 나선 것이다. 하지만 기존 주택의 매매시장이나 전세시장은 비교적 잠잠한 1년이었다.
■매매·전세는 보합세
2009년부터 2011년까지 부산의 아파트 평균 매매가격은 약 47% 상승했다. 2004~2008년의 장기 침체를 털어낸 시기였다. 하지만 2012년부터 2년여 간 부산은 조정기를 거친 뒤 올해는 약보합세를 유지했다.
올해 전국에서 매매가격이 가장 많이 상승한 지역은 대구로 10.95% 올랐다. 충북 6.89%, 경북 5.11% 등의 순으로 상승했다. 부산은 전국 평균에 미치지 못하는 2.35% 상승에 머물렀다.
전용 면적별로는 60㎡ 이하가 2.97%를 기록해 가장 높은 변동률을 기록했지만 상승폭은 크지 않았다. 중형과 대형의 3.3㎡당 평균 매매 가격차는 104만 원 수준으로 좁혀졌다.
올해는 2006년 이후 최대 물량인 2만2000여 세대 입주가 이뤄졌다. 부동산서베이 이영래 대표는 "지난해 2만 가구 등 최근 2년간 금융위기 이전의 연평균 입주물량보다 5000가구 이상 많은 입주 물량이 쏟아졌으나 주변의 아파트 가격을 끌어내리지는 않았다. 오히려 신규 아파트 가격이 상승하면서 주변 집값 상승을 견인하는 모습도 나타나고 있다"고 말했다.
올해 전세시장은 입주 물량 증가로 약세가 예상됐지만 오히려 강보합세가 이어졌다. 지역별로는 남구(8.08%) 금정구(6.96%) 해운대구(6.55%)에서 많이 올랐다. 솔렉스마케팅 김혜신 부산지사장은 "전세가 상승의 가장 큰 원인은 전세 물량 부족인데 부산의 경우 최근 몇 년간 꾸준히 신규 단지가 공급되면서 타 지역에 비해 안정세를 유지했다. 앞으로 부산의 재건축, 재개발 사업이 지속적으로 진행될 예정이어서 이로 인한 이주수요가 전세시장의 동력이 될 것으로 예상된다"고 밝혔다.
■12년 만에 분양 최고 호황
올해 부산에서 분양된 일반공급 물량은 2만1900여 가구에 달한다. 45만 명이 1순위 청약을 신청해 평균 20 대 1의 경쟁률을 기록했다. 신규 분양시장에서 나타난 가장 특이한 점은 '래미안 장전'과 '대연 롯데캐슬 레전드' 등 재개발구역의 일반 분양분에서 최고의 경쟁률이 기록됐다는 점이다.
동의대 재무부동산학과 강정규 교수는 올해 분양 성적표에 대해 "기존 주택시장의 가격 상승 둔화에 따른 대체 투자상품으로 신규 아파트가 떠올랐고, 분양가 상한제도 유지에 따른 가격 규제로 신규 아파트임에도 주변 시세와 비슷하거나 저렴한 물량이 쏟아졌기 때문에 가능했다"고 말했다. 강 교수는 디딤돌 대출과 청약가점제도 시행 등 무주택자를 우선 배려하려는 정부의 제도적 노력과 신규 분양시장에서 부동산 열기를 지키려는 건설사들의 공격적인 마케팅 등이 시장에서 좋은 반응을 끌어냈다고 분석했다.
하지만 부동산 호황에 대한 우려도 적지 않다. 실수요자도 있지만 투기적 수요가 부동산 시장을 크게 흔들고 있다는 것이다. 서울과 수도권 등에서 분양권 전매 단기 차익을 노리고 부산 주택시장을 어지럽히고 있다는 것이 부동산 업계의 관측이다. 강 교수는 "투자자 입장에선 부동산 열기가 기회겠지만 지역의 무주택 실수요자들은 지금 웃돈을 주고 샀다가 입주 때 프리미엄이 꺼지면 피해를 볼 수 있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