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993년 건조된 한국해양대 한나라호.

- 새 실습선 건조 부경대 제외

해양·수산 계열 대학생들이 앞으로 선령 20년이 넘은 노후 실습선을 타고 국내외 바다를 위험하게 항해하는 일이 사라질 것으로 보인다. 세월호 침몰 사고 이후 노후 선박 문제가 사회 쟁점으로 떠오르면서 정부와 국회가 내년도 예산에 3000억 원대 규모의 노후 실습선 신조사업을 '통 크게' 반영했기 때문이다. 애초 정부의 예산 사정을 고려해 가장 많이 이용되는 실습선부터 순차적으로 예산을 편성해 달라는 게 대학의 요구사항이었다.

한국해양대는 전국 해양·수산 계열 대학 가운데 선령 20년 이상 노후 실습선을 보유한 6개 대학과 교육부를 중심으로 노후 실습선 대체선박 건조사업을 공동으로 추진해 부경대를 제외한 한국해양대 목포해양대 전남대 제주대 군산대 등 5개 대학의 실습선 신조사업이 3013억7000만 원 규모로 확정됐다고 14일 밝혔다. 한국해양대는 897억 원의 예산을 확보함에 따라 1993년에 지어져 선령 22년이 된 한나라호(3640t)를 대체할 8000t급 실습선을 건조할 계획이다. 이 같은 규모는 2005년 건조돼 현재 국내에서 가장 큰 대학 실습선인 이 대학 한바다호(6686t)를 능가한다.

부경대 실습선 가야호(1737t)는 1993년에 지어져 선령 22년으로 오래됐지만, 현재 이 대학의 낡은 해양탐사선 탐양호를 대체할 나라호(1500t, 승선인원 66명) 건조사업이 310억 원의 예산으로 진행 중이어서 이번에 제외됐다. 나라호 건조사업이 끝나는 대로 내후년 노후 실습선 신조사업 예산이 반영될 것으로 보인다.

국내 해양·수산 계열 대학 실습선은 모두 9척으로 평균 톤수는 2723.4t, 평균 선령은 18.6년으로 나타났다. 2000년대 건조한 실습선 3척을 제외한 나머지 6척은 모두 1993년에 건조돼 선령 22년 된 노후 선박이다.

해양·수산 계열 실습선은 국제해사기구(IMO)에서 정하는 승선실습 과정을 이수하기 위한 훈련장으로, 1년간 승선실습 과정을 이수해야 졸업할 수 있고 항해사와 기관사 같은 해기사 면허를 취득하려면 승선은 필수다.

한국해양대 운항훈련원 박대식 팀장은 "예산 지원을 받는 대학은 '국립대학 실습선 공동건조추진단'을 구성하고 해양·수산 계열별 표준 설계안을 마련해 불필요한 비용을 줄이면서 사업을효율적으로 진행하기로 했다"고 말했다.1993년 실습선 6척이 동시에 건조된 탓에 20년 주기로 대체선박을 한꺼번에 마련하려면 많은 예산이 드는 만큼 앞으로 대체선박 건조시기 도래를 분산할 필요가 있다고 전문가들은 조언한다.

◇ 해양·수산 계열 대학 실습선 보유 현황 대학명 실습선명 톤수 건조년도 승선인원 한국 해양대 한나라호 3640 1993 202 한바다호 6686 2005 246 부경대 가야호 1737 1993 152 경상대 새바다호 999 2001 108 목포  해양대 새유달호 3644 1993 202 새누리호 4701 2003 208  전남대 동백호 1057 1993 134 제주대 아라호 990 1993 112 군산대 해림호 1057 1993 112 평균 9척 2723.4 1996. 3 174 ※자료 : 교육부, 한국해양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