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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기운항 피로에 찌든 아라온호…북극 자원·항로 개척 전담선 띄워야

제2 쇄빙연구선 추진 공청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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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필요한 이유 무엇인가

- 아라온호 남극 기지에 우선 투입
- 작년 운항 311일 중 북극행 65일
- 에너지 개발과 연구 수행에 한계

# 기능 보강·사업비용은

- 북극 다년빙 뚫을 추진장치 강화
- 해저 자료 수집 로봇시추장비 등
- 첨단설비 갖춰 약 2855억원 추산

2009년 우리나라 최초로 건조된 쇄빙연구선 아라온호(7487t)는 남북극의 두꺼운 얼음을 깨고 그동안 접근하지 못했던 새로운 과학연구 영역을 개척하는 첨병 역할을 해왔다. 지난 2월 남극 장보고과학기지 준공으로 쇄빙연구선의 수요가 급증하면서 아라온호 1척으로 연중 남북극 과학연구활동을 지원하는 데 한계에 이르렀다. 한국해양대 해양공학과 최경식 교수는 26일 "아라온호에 과부하가 걸린 만큼 잘못돼 운항을 멈춘다면 우리나라 극지 연구는 차질을 빚는다"고 우려했다. 이에 해양수산부와 극지연구소는 제2 쇄빙연구선의 필요성을 살피고 효율적인 활용방안을 모색하자는 취지에서 '제2 쇄빙연구선 건조 추진을 위한 공청회'를 최근 개최했다.

■왜 필요하나

아라온호 1척이 남북극을 오가다 보니 항해일수가 포화상태에 이르고, 피로도가 누적되면서 북극항로 개척에도 불똥이 튀고 있다. 극지연구소 윤호일 선임연구본부장은 "아라온호가 지난 2월 준공한 남극 장보고과학기지와 남극 세종과학기지의 물자 및 인력 수송(보급)과 남빙양의 국제공동탐사 같은 남극 사업에 우선 투입되면서 북극항로 개척과 북극해 연구는 물론 교육과 산업계 활용에도 제약을 받고 있다"고 지적했다. 극지연구소에 따르면 아라온호 운항일수는 2010년 214일, 2011년 289일, 2012년 268일, 지난해 311일로 늘고 있다. 지난해 아라온호는 1년 365일 중 선박 수리와 보수를 위한 최소한의 기간을 빼고 투입된 셈이다.

국내 다른 기관 연구조사선의 지난해 운항일수를 보면 한국해양과학기술원 온누리호(1450t) 231일, 지질자원연구원 탐해 2호(2085t) 147일, 국립해양조사원 해양 2000호(2500t) 272일, 동해어업관리단 무궁화 34호(2180t) 160일로, 아라온호의 피로도를 짐작할 수 있다. 사정이 이렇다 보니 아라온호는 지난해 운항일수 311일 중 북극해에 65일(20.9%)만 투입할 수밖에 없어 북극 연구가 상대적으로 소홀해질 수 있다는 지적이 나온다.

■어떤 기능 보강돼야 하나

제2 쇄빙연구선은 다년생 얼음이 많이 존재하는 북극의 특성을 고려해 아라온호보다 쇄빙 성능이 뛰어나야 하고, 최첨단 연구장비를 갖춰야 한다고 전문가들은 입을 모은다. 아라온호는 1m 두께의 얼음을 시속 3노트로 깰 수 있다. 제2 쇄빙연구선 추진장치는 기존 아라온호의 1만6000마력(HP)에서 3만2000마력(HP)으로 강화하고, 결빙해역에서의 안전을 확보하기 위해 강력한 추진기 2기를 장착해야 한다는 게 극지연구소의 의견이다. 또 북극해 개발에 대비해 해저 자원탐사에 필요한 기초자료를 수집하기 위해 탈부착식 시추성능(Moon Pool)과 원격조종이 가능한 로봇 시추장비(MEBO시스템)를 설치할 필요가 있다. 극지연구소는 1만2000t급 제2 쇄빙연구선의 건조사업비를 2855억 원으로 추산하고 있다. 7487t 아라온호 총사업비는 1080억 원.

■파급효과

제2 쇄빙연구선이 건조되면 북극해 중심의 연구탐사를 수행함으로써 기존 남극 중심의 아라온호와 역할 분담을 할 것으로 보인다. 또 북극항로와 에너지, 자원 관련 산업을 활성화하고 해저 가스하이드레이트 탐사 같은 극지공학 기술력를 강화할 것으로 기대된다.

극지연구소 강성호 극지해양환경연구부장은 "제2 쇄빙연구선은 북극항로 개척과 에너지 자원 개발은 물론 조선·기자재업체의 내한(耐寒) 성능 요소기술과 사업화 제품의 검증을 위한 시험장(테스트 베드)으로 다양하게 활용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선박해양플랜트연구소 이동곤 미래선박연구부장은 "제2 쇄빙연구선 건조사업에 따른 선형 개발, 빙-선체 강도해석, 극저온 성능 같은 요소기술 개발도 기대된다"고 말했다.


# "선박 활용 목적 확실히 정해 건조를"

■ 전문가 논의 내용 살펴보니

- 설계 자주 바뀐 아라온 거울 삼아
- 외국 쇄빙선 검토한 뒤 사양 확정
- 기존 극지 연구선 차별화 주장도

공청회에서는 우리나라가 극지 강국으로 도약하는 데 필요한 제2 쇄빙연구선에 관한 다양한 의견이 쏟아졌다.

대우조선해양 권오익 상무는 "영하 45도로 잡혀 있는 제2 쇄빙연구선의 내빙 성능을 영하 52도까지 강화하고, LNG(액화천연가스) 추진 시스템도 고려해볼 만하다"며 "제2 쇄빙연구선 건조를 통해 드릴십(시추선), 극해역 해양플랜트 등에 파급효과가 클 것으로 기대된다"고 말했다.

아라온호의 내빙 성능은 영하 35도까지 견디게 돼 있다. 한국선급 김대헌 기술전략개발팀장은 "아라온호를 건조할 당시 경험 부족과 잦은 설계 변경으로 어려움을 겪은 만큼 기획 단계에서 선박 목적에 맞게 사양을 확정해야 효율적으로 건조할 수 있다"고 건의했다.

해양수산부 김현태 해양개발과장은 "2개 이상의 쇄빙연구선을 보유한 국가의 사례를 검토해 주목적을 확실히 정할 필요가 있다"고 강조했다.

한국해양과학기술원 박성욱 해양정책연구소장은 "제2 쇄빙연구선 건조가 늦어질 경우 생길 수 있는 문제점을 지적하면서 아라온호, 대형 과학조사선, 제2 쇄빙연구선의 차별화를 꾀해야 한다"고 말했다.

한국해양대 해양공학과 최경식 교수는 "기초자연과학 조선공학 극지공학 등 산업과 연계된 연구활동을 수행할 수 있도록 해야 한다"고 조언했다. 인하대 홍성민 해양과학과 교수는 "청소년 대상 극지교육과 해양·조선 관련 극지 전문가 육성에 활용하자"고 제안했다.


# "2016년 예산 반영, 2020년 취항 목표"

■ 김준석 해수부 해양산업정책관

- 정부 북극정책 연구선 건조 포함
- 내년초에 기재부 예타 신청 계획

   
해양수산부 김준석(사진) 해양산업정책관(국장)은 26일 "지난해 12월 해수부를 중심으로 범정부가 합동으로 수립한 '북극정책 기본계획'에 북극 활동을 강화하기 위해 제2 쇄빙연구선 건조가 포함된 만큼 쇄빙선 건조를 위한 절차를 차근차근 밟고 있다"고 밝혔다. 그는 "아라온호 과부하로 북극 진출과 북극항로 개척의 기회를 놓쳐서는 안 된다"고 강조했다. 앞서 우리나라는 지난해 5월 북극이사회 정식 옵서버 지위를 획득하면서 북극권 진출의 교두보를 마련했다.

김 정책관은 "기획연구 진행과 공청회 개최에 이어 제2 쇄빙연구선의 사양(설계 규정)을 만들어 내년 상반기 기획재정부에 예비타당성 조사를 신청할 생각"이라면서 "계획대로 되면 2016년도부터 예산이 반영돼 2020년 취항하는 게 목표"라고 말했다.

제2 쇄빙연구선 건조와 현재 해수부에서 진행 중인 남극 장보고과학기지 인근 사계절 이용 가능한 암반활주로 건설 및 항공망 구축이 예산 제약과 보급 기능 중첩으로 배치되지 않느냐는 질문에 그는 "활주로 건설과 항공망 구축이 쇄빙연구선의 보급 기능을 일부 덜어줄 수 있지만, 그만큼 연구 기능에 충실해질 수 있으므로 우리나라 극지 개척에 시너지 효과가 기대된다"고 대답했다.

그는 "활주로 건설 및 항공망 구축은 극지연구소에서 2012년 자체 용역을 진행할 당시 사업비가 300억 원 규모였다"며 "정책연구 결과 사업비가 500억 원 미만으로 나오면 예비타당성 조사를 거칠 필요가 없고, 500억 원 이상 나오면 두 사업을 차례로 진행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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