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10일 실질적으로 타결된 한중 자유무역협정(FTA)이 개성공단에 입주해 있는 부산 신발기업들에 호기로 작용할 전망이다. 부산의 대표적인 개성공단 입주기업인 삼덕통상(주) 문창섭 대표는 18일 "한중FTA가 비준되면 개성공단에서 생산하는 신발제품들이 한국산으로 인정받아 무관세로 중국에 수출할 수 있으므로 부산 기업에는 유리하게 작용할 것"이라고 말했다.

현재 개성공단에 입주해 있는 부산 기업은 신발완제품을 생산하는 삼덕통상을 비롯해 신발부품 생산 기업인 유성산업 베스트컴퍼니 바라크 등 모두 4곳이다. 중국으로 직접 제품을 수출하는 업체는 없고, 모두 국내에 유통되는 브랜드의 주문을 받아 제품을 생산하는 OEM(주문자상표부착품) 방식이다.

하지만 중국의 신발 수요자 층이 한국산 제품을 선호하는 경향이 강한 점을 고려하면 부산기업이 개성공단에서 생산하는 글로벌 신발 브랜드의 수요가 생기게 될 전망이다. 한중FTA가 비준되면 개성공단은 역외가공지역으로 인정받아 생산되는 모든 제품이 원산지를 '메이드 인 코리아(Made in Korea)'로 표시할 수 있게 된다. 게다가 기존의 10% 안팎의 관세도 면제받아 무관세로 중국으로 수출할 수 있다. 현재 개성공단의 인건비는 인당 월 250달러 수준으로 베트남 등 동남아 지역 인건비와 비슷한 수준이어서 관세 혜택까지 받으면 가격 경쟁력에서도 우위를 점할 수 있게 된다.

일각에서는 관세 장벽이 사라지면서 중국 업체들이 원산지를 '메이드 인 코리아'로 표시하기 위해 개성공단에 진출할 가능성도 점쳐지고 있다. 신발부품 생산업체 유성산업 관계자는 "중국보다 개성공단의 인건비가 싸므로 인력수급의 문제만 해결된다면 중국 신발 기업들이 개성공단에 진출할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면서 "개성공단이 국제화되면 이곳에 진출한 부산 기업들도 안정적으로 운영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